‘은퇴’ 유희관 “편견과 싸운 프로인생, 스스로 화려한 은퇴라 생각해”

입력 2022-01-20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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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두산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유희관(36)이 정든 마운드를 떠나는 소회를 직접 밝혔다. 떠나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위해 두산이 20일 잠실구장에서 마련해준 은퇴식과 자신의 현역 마지막 기자회견에서다.


유희관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42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아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상무를 전역하기 전까지 불펜투수로 활약한 그는 2013년 대체 자원으로 처음 선발 기회를 잡았다. 시속 130㎞대의 ‘느린 속구’를 던지는 투수였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절묘한 싱커 조합을 앞세워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켰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시즌 10승을 작성했고, 두산의 2015·2016·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유희관은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준 두산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많이 부족한 가운데도 아껴주신 역대 감독님들, 그리고 지도해주신 코치님들과 함께 생활한 선후배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마지막으로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두산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눈물을 흘리기도 한 그는 “내 프로인생은 ‘편견’과 싸워온 시간이라 생각한다. 나도 ‘느린 공으로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그 전에 했었다. 나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두산이라는 좋은 팀의 만남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깨지 못한 두산 구단 최다승 기록(장호연·109승)에 대해선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기록을 의식하고 야구를 하진 않았지만, 항상 목표의식을 갖게 했던 기록이다. 나보다 더 뛰어난 후배들이 나와서 장호연 선배님의 기록을 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내 달지 못한 태극마크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유희관은 “뽑혔다면 잘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내 구속 때문에 여러 의견이 많았는데, 결국은 내가 부족해 못 뽑힌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두산 유희관이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가회견에서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그에게는 벌써부터 ‘러브콜’이 빗발친다. 특유의 화려한 입담 덕분에 방송사 해설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유희관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다. 해설위원은 감사하게도 3군데서 제의를 해주셨다. 어떤 일이든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유희관은 “두산을 사랑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나는 내가 가진 것에 비해 잘 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화려한 은퇴라 말하고 싶다. 은퇴식까지 하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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