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역사 바꾼 김민석, 이제는 세계 최강 정조준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입력 2022-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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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국가대표 김민석(23·성남시청)은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아의 역사를 바꿨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이 종목 메달리스트로 올라섰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서구권 선수들의 압도적 피지컬과 지구력에 밀려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종목에서 따낸 올림픽 메달이라 가치는 엄청났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펼쳐지는 베이징스피드스케이팅오벌(베이징오벌)에서 마주치는 다른 나라 기자들도 “김민석이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했느냐”고 묻곤 한다. 그만큼 입지가 달라졌다.

김민석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일본과 중국에서도 세계 정상권을 노크하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이치노헤 세이타로(일본), 닝중옌(중국) 등도 남자 1500m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아시아 선수들도 이 종목을 정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이가 바로 김민석이다.

이번 올림픽은 아시아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자존심을 굳건히 할 기회이기에 각오도 남다르다. 평창대회 때와 달리 일찌감치 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데 따른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김민석은 “오히려 많은 관심에 감사하다”며 “이제는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정신적으로도 한층 더 성장했다.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서 총 3개 종목에 출전한다. 8일 1500m는 물론 15일 팀 추월과 18일 1000m에도 나선다. 남자 1500m는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출격하는 종목이기에 메달 레이스의 전반적인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김민석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는 “한국 선수단에는 남자 1500m가 스피드스케이팅의 첫 종목이다.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면 다른 선수들도 힘을 얻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현지에 도착해 이튿날부터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하며 철저히 준비해온 이유다.

김민석은 “출전하는 종목마다 메달을 따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주종목인 1500m는 물론 팀 추월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은메달을 합작한 이승훈(IHQ), 정재원(의정부시청)과 짝을 이뤄 충분히 또 하나의 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

1500m 레이스 하루 전인 7일 베이징오벌에 모습을 드러낸 김민석은 함께 출전하는 박성현(한국체대)과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었고, 노르웨이 선수들과 함께 빙판을 가르기도 했다. 결전을 기다리는 그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엿보였다. 동료들도 그의 첫 레이스가 대표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길 바라고 있다. 김민석의 팀 추월 파트너이자 대선배인 이승훈은 7일 훈련을 마친 뒤 “올림픽 메달은 운명”이라며 “흐름대로 받아들이고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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