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몰라보게 성장한 차준환, 첫 원정올림픽 마음껏 즐겨라! [강산 기자의 여기는 베이징]

입력 2022-0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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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차준환(21·고려대)이 8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열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2018년 평창대회에 이은 2번째 올림픽이자 첫 원정 올림픽이다.

3일 현지에 도착한 차준환은 4일부터 7일까지 매일 진지하게 훈련을 소화하며 최고의 연기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숙원이었던 쿼트러플(4회전) 점프와 트리플 악셀 콤비네이션 점프 등의 과제를 세심히 점검했고, 만족도도 높았다. 전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차준환의 점프 하나하나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차준환은 8일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하는 총 30명 중 23번째로 연기를 펼친다. 5개조 중 4조에서 5번째다.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21번째), 우노 쇼마(22번째·이상 일본)의 다음 순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수가 직접 순서를 뽑지 않는 대리추첨 방식이었는데, 차준환은 “순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정해진 대로 잘하려고 노력하면 된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메인 링크에서 진행된 훈련은 5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날 훈련 내내 깔끔한 점프를 선보이며 기대를 키운 것이 수확이다. 6일 훈련 때는 점프 과정에서 한두 차례 넘어지기도 했지만, 쿼드러플 점프를 지켜본 오서 코치가 상당히 만족해했을 정도로 전체적인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쿼드러플 점프를 포함해 감점 없는 ‘클린 연기’를 펼치면 상위권 도전도 문제없다는 관측이다. 차준환은 “다양한 점프와 함께 쇼트프로그램 연습에 집중했다. 확실히 컨디션이 올라오는 느낌”이라며 “연습 중 넘어진 것도 다른 날보다 에너지 넘치게 타려다 보니 그런 것이다. 개의치 않는다”고 웃어 넘겼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차준환은 최종 15위에 올랐다. 한국 남자 싱글 역사상 최고 순위였다. 이를 발판 삼아 베이징대회에선 톱10 진입을 넘보고 있다. 관건은 역시 쿼드러플 점프다. 차준환이 평창동계올림픽 이전부터 강조했던 과제다. 그는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지만, 모든 과제를 퀄리티 있게 수행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며 “쿼드러플 살코의 경우에도 확신은 아니지만, 연습 때 해왔던 게 있으니 실전에서 그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경기가 목전이기에 내 트레이닝과 수행과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츠 문제와 부상 등이 겹쳐 쿼드러플 점프를 수행하기 어려웠던 평창대회 때와 비교해 몸 상태도 좋아 기대가 크다.

차준환의 쇼트프로그램 곡은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다. 그는 이 곡을 선정하는 과정에 팬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팬들의 메시지북을 통해 음악 추천을 받고 너무 좋아서 골랐는데, 곡이 너무 짧아 믹스매치할 음악을 찾다가 지금의 쇼트프로그램 음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팬들과 호흡할 준비도 마쳤다.

코로나19 시국의 첫 원정 올림픽이라는 폐쇄된 환경은 어머니의 손길이 담긴 음식으로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이제 빙판 위에서 마음껏 즐길 일만 남았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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