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연우진 “놓치기 싫은 작품…촬영 6년간 기다렸죠”

입력 2022-02-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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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쌓아온 반듯한 이미지를 버리고 파격적으로 변신한 연우진.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밀크남 이미지 깨고 19금 파격 변신…‘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연우진

2014년 한눈에 매료 당해
나이 먹은후 연기 더 다행
욕망 뒤에 무너지는 인간
할수 있는것 다 쏟아냈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 원 없이 쏟아낸 작품이죠.”

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비롯해 ‘7일의 왕비’, ‘연애 말고 결혼’ 등에 이어 최근 손예진과 호흡을 맞춘 ‘서른, 아홉’까지. 여성들이 꿈꾸는 완벽한 로맨틱한 남자로 시청자를 만나왔다. 부드럽고 달콤한 이미지의 ‘밀크남’으로 불렸다. 배우 연우진(김봉회·39)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밀크남’은 없다. 23일 개봉하는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제작 표범영화사)를 무대 삼아 금지된 욕망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약한 인간이 됐다. 극중 북한군 사단장의 젊은 아내와 위험한 사랑을 이어가는 취사병 무광이다.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만을 꿈꿨던 무광은 사단장이 출장을 간 사이 자신을 유혹해 오는 사단장의 여자 수련(지안)으로 인해 가없이 흔들린다.


●“6년의 기다림, 오히려 적기”


연우진은 2014년 영화의 시놉시스를 받고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6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첫 촬영에 나섰다. “연출자 장철수 감독이라는 꽃의 꿀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투자와 배급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렸다.

“다른 배우가 제 대신 하게 된다면 배가 아플 것 같았어요. 안정적이고 상업적인 걸 고려했다면 진작 포기했겠지만, 도전과 혁신적인 것에 목말라 있었어요.”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감투 속에 가려진 인간의 욕망”과 “욕망에 잠식돼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다. “나이를 먹고 성숙해진 후 온전히 영화를 이해할 수 있을 때” 연기할 수 있어 더욱 다행이라 여겼다.

“오히려 ‘지금이 딱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6년의 시간 속에서 가장 달라진 게 발성인데 지금이 더 잘 맞았죠. 제 자신에게도 더 솔직해질 수 있었고, 덕분에 더 ‘날 것’의 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변태적 베드신 뒤에는…”

육체적 욕망을 보여주는 영화이니만큼 수위 높은 베드신은 필연적이었다. 다만 “그 뒤 인물의 감정 변화”를 드러내는 게 최우선이었다.

“다른 영화 속 베드신과 다르죠. 짐승처럼 적나라하고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변태적이에요. 하지만 쾌락의 끝 뒤에 남는 공허함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했어요.”

자신보다 더 힘들었을 상대역 지안에게도 최대한 배려했다. “촬영으로 인해 누구라도 상처를 받아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렇기에 촬영 전날 지안은 물론 장철수 감독, 촬영감독 등과 만나 회의하고 또 회의했다.

개봉 전부터 노출 장면과 베드신으로만 주목받는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작품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받아들이고도 있다. “영화의 여운”이 깊고 클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영화에 없었던 개성과 특수성을 담고 있어요. ‘육체의 쾌락이라는 나약한 본성에 무너지는 인간에게 이데올로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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