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의 설렘과 막판 흥행 결정할 삼성화재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3-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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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고희진 감독. 스포츠동아DB

26경기를 남겨둔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가 흥미진진해진 것은 전적으로 삼성화재 덕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일시 중단되기 전인 2월 11일 벌어진 3위 우리카드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예상을 깨고 세트스코어 3-1로 이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3~7위의 승점차가 한 자리수로 좁혀졌다. 준플레이오프를 무산시키려는 우리카드의 발목을 삼성화재가 잡지 못했다면, 4위 이하 4팀의 발걸음은 무거울 뻔했다.


외국인선수 러셀이 35득점에 64%의 엄청난 공격성공률을 뽐낸 그날 삼성화재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 쉼 없이 터지는 서브에이스 8개에 우리카드의 리시브 효율은 15%로 추락했다. 수비와 연결도 깔끔했다.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팀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날 경기를 계기로 좋은 흐름을 찾으려던 차에 시즌이 중단됐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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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여러 일을 겪고 있는 삼성화재에선 시즌 중단 기간 동안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또 나왔다. 2번째 집단감염이다. 이미 확진됐던 사람도 다시 감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일에야 모든 선수가 격리에서 풀려나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시즌 재개 이후 첫 경기는 5일 대전에서 열릴 삼성화재-대한항공의 5라운드다. 일찍 집단감염 사태를 겪은 대한항공은 격리해제 이후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삼성화재보다는 많았다. 삼성화재는 8일 대전에서 2위 KB손해보험도 상대한다. 만일 삼성화재가 5라운드 잔여 2경기에서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막판 V리그 남자부의 흥행은 무조건 보장된다.


V리그 최초의 1980년생 감독으로서 맞이한 2번째 시즌. 지난 시즌 최하위 팀 초보 사령탑으로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던 고 감독은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작년 이맘때는 빨리 시즌이 끝나기만을 바랐지만, 지금은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얼마 전에 선수단과 이동하는데, 문득 지난해 감독 데뷔 첫 경기를 앞두고 원정버스를 타고 갈 때의 설렘과 긴장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시즌 남은 경기를 생각하니 화내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설레는 마음을 우리 선수들도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날의 다짐 이후 경기와 승패를 대하는 고 감독의 시선은 한결 편해진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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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의 큰 희망을 놓지 않은 고 감독은 “5라운드 때 우리가 보여줬던 좋은 리듬과 수비, 2단 연결, 서브가 5일 대한항공과 경기 초반에 빨리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며 지금부터 본격적인 순위싸움이 펼쳐지길 기대했다. 그는 “예전 삼성화재가 많은 우승을 했던 때의 영상을 되돌려보니 결국 봄배구는 에이스의 싸움이고 서브와 리시브, 연결의 정확성에서 승패가 결정됐다. 우리는 강력한 서브를 모두가 때릴 수 있고, 외국인선수 러셀이 상승세다. 세터 황승빈이 흔들릴 때 도와줄 노재욱도 새로 팀에 합류했다. 봄배구에 올라가면 가장 무서운 팀은 우리가 될 것”이라며 남은 8경기를 기대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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