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소년범죄 근본적인 문제 생각해야” (소년심판)

입력 2022-03-05 2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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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소년심판’이 4일 작품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라이브 토크를 진행했다.

김지윤 박사의 진행으로 문을 연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에는 김혜수와 김민석 작가, 정재민 전 판사 겸 작가, 박지선 교수, 다니엘 린데만이 참석했다. 누적 시청자 82만 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 속 진행된 라이브 토크에서는 ‘소년심판’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는 물론 소년범죄의 현주소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소년범죄와 그 이후에 대해 조명했다.

먼저 정재민 전 판사는 “실제 판사들은 심은석, 차태주 두 판사를 마음에 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마음속에서 싸우는데 두 캐릭터로 형상화되어 대립 구도를 이루니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감정적으로 휘젓는 것이 있는 작품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법정에서 판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만 마주하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사람 위주로 움직일 수 있는데 피해자의 사진을 앞에 두고 판단의 균형을 지키려 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 박지선 교수 역시 “특정한 결론을 유도하지 않고 다양한 사례와 여러 판사들의 시각을 통해 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소년범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박지선 교수는 “이 작품에서 굉장히 잘 그려진 것 중 하나가 공범들 간의 관계이다. 성인들과는 달리 소년범들은 공범의 비율이 높다”며 “여러 아이가 같이 있을 때 그중에서도 약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나중에는 그 집단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착취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공범들 간의 고리를 끊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피력했다.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살면서 소년범죄라는 주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작품을 보면서 소년범죄는 정답이 없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며 “독일과 비슷한 면도 많다”라며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소년심판’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임을 시사했다. 또한 “누구에게 책임이 있을까를 봤을 때 사회와 부모, 그리고 소년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 같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환경과 개인 모두 중요하다”고 전했다.
정재민 전 판사와 박지선 교수 역시 “성인은 환경을 선택하고 벗어날 수 있지만 소년은 스스로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 소년범죄의 원인에 대해 생각했을 때 가정, 학교, 또래 집단 등 환경의 변수가 더욱 크다는 것이 법률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청소년 보호센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여러 측면으로 인상적이었다. 개인의 선의만으로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소년심판’을 통해 크게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심은석 판사로 열연한 김혜수는 “‘소년심판’은 어떤 역할과 책임에 대한 담론을 던지는 작품이다. 한 명이라도 더 보게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더는 미루지 않고 소년범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부터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매 순간 진심을 다한 김혜수는 “심은석의 신념이 어떻게 발전되고 달라지는지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법정씬 전체를 호흡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길 원했다. 모든 연기자와 제작진이 진심을 다해서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4년여의 시간 실제 소년법정을 경험한 이들의 자문과 50~60명가량의 관계자를 직접 취재하며 이야기를 완성한 김민석 작가는 “법정 드라마에서 보이는 판사님이 사건의 기록을 읽고 고민하고 나름의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취재를 다니니 다양한 분야의 판사님이 계셨고 소년부 판사님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되어서 작품의 소재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자문을 해준 판사님과 시사를 한 적이 있는데 작품 속에선 판사가 네 명으로 나눠져 있지만 사실은 모두 한 명의 판사가 그 모든 것을 고민한다고 하셨다. 나침반에서 동서남북 중 하나라도 없으면 방향을 못 찾듯이 네 명의 판사 중 한 명이라도 없으면 소년을 찾을 수 없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혜수와 김민석 작가는 “작품을 보고 사회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자리가 정말 의미 있는 것 같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진심으로 바랐던 것 중 하나였는데 이 자리가 너무 감사하다”, “작품을 기획할 때 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작품을 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는 후기를 볼 때 마음이 벅차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박지선 교수는 “제목은 ‘소년심판’이지만, 소년범들의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고 어른들의 문제,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즌2 기대하겠다”, 정재민 전 판사는 “소년범죄의 재범률이 높다고 하지만 성인에 비해서는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개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면 좋겠다”, 다니엘 린데만은 “사회적으로 좋은 화두를 던져주셔서 감사하다. 오랜만에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김지윤 박사는 “그저 못 본 척하고 있던 문제를 작품으로 만들어 주어서 공론화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해준 것 같아 감사하다”며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다음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한편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높은 완성도로 입소문을 이어가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프로그램(비영어) 부문 전 세계 3위에 등극, 글로벌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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