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즌 재개 앞둔 여자부 감독들이 털어놓은 현장 상황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3-15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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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가 2번째 시즌 중단에서 벗어나 마지막 레이스에 돌입한다. 20일 IBK기업은행-KGC인삼공사전을 시작으로 남은 17경기를 4월 5일까지 진행한다.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은 4경기씩, 현대건설, 페퍼저축은행,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은 5경기씩 치러야 한다. 18명의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됐던 GS칼텍스는 아직 6라운드를 1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빡빡한 일정을 각오해야 한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부 7개 팀 단장들은 11일 긴급 화상회의에서 시즌 완주와 포스트시즌 강행을 결정했다. 물론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존의 매뉴얼을 뒤엎은 전 구단의 만장일치 결론에 가려졌지만, 각 팀의 실상은 걱정스럽다. 감독들은 “누구도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과연 각 팀은 이번 시즌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을지, 팬들은 그 경기에 만족할 수 있을지 감독들에게 생생한 현장 상황을 물었다.


21일 GS칼텍스와 맞붙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5일 도로공사와 김천 원정 이후 전혀 연습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날 이후 스태프 중 한 명이 감염돼 선수들 모두 자가격리를 거쳤다. 훈련을 재개하려던 차에 선수 한 명이 감염됐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방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경기를 보여줄까봐 우려된다. 혹시 준비과정이 부족한 선수들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상황도 심각하다. 처음으로 풀 시즌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많아 여기저기서 부상자가 속출했는데, 코로나19까지 겹쳐 14일에는 고작 4명의 선수만 훈련에 참가했다. V리그 초대 챔피언 팀을 지휘했던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리그 역사가 17년이 됐다. 이제는 여러 부분에서 달라져야 하는데 현실에 안주하려고 해 걱정이다. 12명 엔트리가 되면 경기를 한다고 했는데, 만일 그 12명 중 세터가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앞으로는 더 세밀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장을 배제한 채 중요한 결정이 자주 이뤄지는 것에 대해 다른 감독들을 대표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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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즌 중단 때 3명의 선수가 감염됐던 IBK기업은행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스태프 중 추가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다행히 선수들은 무탈하다. 1개월 넘게 선수들의 외박과 외출을 금지하고 철저한 방역생활을 실천해온 덕분이다. 물론 오랫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한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을 달래가면서 준비는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면 감독이 가장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팬들을 위해 남은 경기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재주 부리는 곰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최종결정을 내리기 전에 감독에게 불편한 점이나 어려운 점을 물어보고 선수들의 생각도 참고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아쉬워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팀은 KGC인삼공사다. 수치상으로는 ‘봄배구’ 가능성이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가장 먼저 시즌 재개 경기를 치른다. 이영택 감독은 “지난주에는 선수들의 자가격리 일정이 달라 5명이 훈련했지만, 14일부터는 전원이 모여 훈련을 시작했다. 중단된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지겨워하고 지루해했다. 어떤 결정이든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렇게 일정이 정해졌으니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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