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의 끝’ 삼성 양창섭, 다시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입력 2022-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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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양창섭.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23)은 덕수고 시절부터 뛰어난 구위와 안정된 컨트롤, 경기운영능력을 두루 갖춘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았다. 2016~2017년 2년 연속 팀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프로에 데뷔한 2018년부터 삼성의 핵심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9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ERA) 5.05의 성적을 거뒀다. 발목 부상으로 약 2개월간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입단 첫해부터 선발진에 연착륙한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후 3년간(2019~2021년) 1군 등판은 16경기에 구원으로 나선 게 전부였다. 2019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기나긴 재활에 돌입했다. 수술 부위의 재활을 마친 뒤에도 허리, 이두근 등에 잔부상이 생긴 탓이다. 야심 차게 시작한 2021시즌에도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5월 16일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입단 첫해부터 늘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터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삼성 양창섭. 스포츠동아DB


절치부심했다. 욕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2022시즌을 준비했다. 그 결과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기회를 얻었고, 첫 테스트 무대였던 14일 시범경기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79구) 5안타 1볼넷 4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최고구속 143㎞의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보유한 구종을 모두 활용했다. 특히 4회부터 평균구속을 끌어올린 점은 실전감각 회복의 증거였기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 컨디션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는 강점도 다시금 입증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 역시 이날 양창섭의 투구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통증 없이 긴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양창섭은 그동안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밸런스를 잡기 위한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무리하게 힘을 쓰지 않고도 효율적 투구가 가능해진 비결이다. 허 감독은 “무엇보다 투구를 마친 뒤에도 아프지 않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반색했다. 오랜 기다림을 끝낸 양창섭이 올해는 날개를 펼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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