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을 삼킨 김천…‘행복축구’ 김태완의 특별한 200번째G [현장리포트]

입력 2022-04-07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6일 경기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성남 FC와 김천 상무의 경기에 앞서 김천 김태완 감독이 그라운드를 지켜보고 있다. 성남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리그1(1부) 김천 상무 김태완 감독에게는 참 특별한 하루였다. 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원정경기는 사령탑으로서 그의 200번째 공식경기였다.

쉼 없이 달려왔다. 상주 상무 시절인 2016년 11월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20년까지 K리그1, 2(2부)에서 50승35무71패를 기록했고, 지난해 1월 김천에 새로 둥지를 튼 팀과 함께 이날 성남 원정 이전까지 22승14무7패를 수확했다.

기대이상의 승률도 훌륭하지만, 그만의 축구철학은 더욱 인상적이다. 현역 군인 신분의 선수들에게 김 감독은 늘 ‘행복축구’를 설파한다. 학창 시절부터 프로까지 오랜 생존경쟁에 지친 이들이 군복무기간만이라도 즐겁게 뛰라는 메시지다.

성과에 대한 부담 없이 마음을 비우자 오히려 최고의 퍼포먼스가 나왔다. 지난해 K리그2를 평정한 김천은 K리그1에서도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천의 선전이 배 아픈 일부는 공들이지 않고도 태극전사들을 쉽게 수급하는 비정상적(?) 환경의 영향이라고 조롱하지만, 군팀의 프로 참여는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가 목적인 K리그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만큼 굳이 폄하할 이유는 없다.

여느 때보다 소중한 90분. 그런데 본인은 몰랐다. 김 감독은 “며칠 전에 누군가 알려줬다. 의식하지 못했고, 크게 와 닿지도 않는다. 한 경기씩 치르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살짝 웃었을 뿐이다.

‘행복한 김천’은 이날도 신명나는 춤을 췄다. 축구를 향한 새로운 관점을 선물해준 은사를 위해 선수들은 사력을 다했고, 결과를 냈다. 김경민이 전반 8분 수비 3명을 제치고 선제골을 뽑았고, 전반 추가시간 조규성이 3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후반 12분 박지수의 헤더골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화끈한 보너스. 김 감독의 200번째 경기를 3-0 대승으로 장식하며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을 끊은 김천은 3승3무2패, 승점 12로 다시 선두권 경쟁에 가세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