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6강 PO 미디어데이를 수놓은 선수들의 재치와 입담

입력 2022-04-07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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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SK 최준용, 현대모비스 이우석, 한국가스공사 김낙현, KGC 전성현, 오리온 이대성, KT 허훈이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남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렸다. PO에 진출한 6개 팀 감독과 대표선수 1명씩이 참석해 필승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 특히 선수들의 입담과 재치가 눈길을 끌었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타 팀 감독들을 긴장시켰다.

선수들이 PO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코너는 조금 더 특별하게 진행했다.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해시태그를 단다고 생각하고 짧게 소감을 밝히는 방식이었다. 서울 SK 최준용은 ‘못잡겠지’로 정했다. 그는 “정규리그 때 아무도 우리를 못 잡았다. PO에서도 멀리멀리 도망갈게요. 안녕~”이라는 추가적 메시지까지 전달했다.

수원 KT 허훈은 여러 개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봄농구, 붐농구, 꿈은 이뤄진다’로 정했다. 이른바 ‘봄농구’로 불리는 PO에서 팀 이름처럼 (소닉)붐을 일으킨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팀이 애타게 바라는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겠다는 결의도 담았다.

고양 오리온 이대성은 ‘챔결 우승까지 가보는 고양~’으로 했다. 우승 의지와 연고지 고양까지 담은 배려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대성이 이 해시태그를 이야기하자 선수들은 웃었다. ‘고양~’이라는 대목에서 애교를 섞은 것으로 판단한 듯했다. 이대성은 “왜 웃어”라며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입담은 6명이 타 팀 감독에게 궁금했던 점을 하나씩 물어보는 코너에서 더 빛났다. 울산 현대모비스 이우석은 6강에서 만날 오리온 강을준 감독에게 “명언을 자주 하시는 편인데 비결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당황한 강 감독은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어린시절 만화를 많이 봐서 그렇다”고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어 “명언을 듣고 싶다면 이우석 선수가 개인적으로 전화를 주면 특별히 해주겠다”고 덧붙여 좌중을 웃겼다.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고양 강을준 감독이 재치있는 답변에 이대성, 전희철 감독, 최준용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강남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허훈은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 “3년 전 이대성, 라건아를 KCC로 보내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는데 후회하신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 감독은 “그 이후로 후회 많이 했다”고 솔직히 답하면서도 “그들이 떠난 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는 점에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 KGC 전성현은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에게 “제가 우승반지가 2개 있다. 하나 선물로 드리고 싶다”며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했다. 한 번 꼬아서 생각하면 이번 시즌에도 가스공사의 우승은 힘들다는 의미였다. 이에 유 감독은 “뭐든 준다면 고맙게 받는다. 하지만 우승 반지는 우리 팀 김낙현에게 받겠다”며 거절했다.

우승 공약은 대부분 팬들과 함께 하는 뒤풀이 자리를 만들어 한 턱 쏘는 것이었다. 현대모비스 이우석만이 1999년생 동기들로 구성된 99‘s와 걸그룹 공연을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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