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스타] 두산 스탁,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승률 100%의 사나이

입력 2022-05-01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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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스탁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 시즌에 앞서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투수 로버트 스탁(33)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고구속 160㎞의 강속구는 분명 위력적이지만, 선발 보직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우려를 키웠다. 메이저리그(ML) 통산 55경기 중 선발등판은 3차례에 불과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230경기 중 17차례만 선발로 나섰다. 게다가 시범경기에서도 긴 이닝을 끌고 가는 데 애를 먹어 정규시즌 전망이 그리 밝진 않았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스탁은 기대이상의 호투로 벤치의 고민을 지웠다. 당초 기대했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의 조력자가 아닌, 본인이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개막전이었던 4월 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뒤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스탁의 투구는 돋보였다. 7이닝 2안타 3볼넷 7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9-0 승리를 이끌며 4승째(무패)를 따냈다. 최고구속 157㎞의 직구(70개)와 슬라이더(20개), 체인지업(11개), 커브(1개)를 섞어 SSG 타선을 봉쇄했다. 주말 3연전 첫날인 4월 29일 12회 연장을 치른 까닭에 불펜 소모가 컸던 두산으로선 이날 스탁의 7이닝은 더욱 값졌다.

스탁은 7.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2승째를 따낸 4월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5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하며 안정감을 과시했다. 특히 본인이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팀이 승리를 거둔 덕에 자신감도 한층 커졌다. 평균자책점 역시 2.01에서 1.64(38.1이닝 7자책점)로 더 낮췄다. 4승무패에 ERA 1.64. 에이스에 걸맞은 성적이다.

직구의 구사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시범경기 때와 비교해 투구 패턴 또한 달라졌다. 2스트라이크 이후 강력한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게 주된 패턴이지만, 이날은 직구 비율이 올 시즌 평균(60.5%)을 웃도는 68.6%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진 7개 중 3개를 변화구(2슬라이더·1체인지업)로 장식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패턴을 다양화하며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니 상대 타자들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 것은 내게 가장 큰 목표”라던 자신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승률 100%의 사나이’를 만들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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