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단독선두’ LG 켈리의 85구 효율투, 이것이 에이스 본능 [잠실 스타]

입력 2022-06-16 2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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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켈리. 스포츠동아DB

에이스의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기본적으로 팀의 연패를 끊고, 연승은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따른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 또한 에이스의 덕목으로 꼽힌다.

올 시즌 LG 트윈스 에이스는 변함없이 케이시 켈리(33)다. 팀 선발진 평균자책점(ERA)이 4.19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1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9안타 무4사구 8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8승(1패)째를 따냈다. 다승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서며 2.57이던 ERA도 2.44까지 끌어내렸다. 타선에선 1회말 선제 결승 우월 2점홈런(시즌 12호)을 지원 사격한 김현수의 공이 컸다.

켈리의 최근 흐름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직전 5경기에서 3승, ERA 1.09로 거침없이 달렸고, 이날 삼성전을 포함해 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작성했다.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력을 뽐냈다.

이날은 조금 달랐다. 올 시즌 2번째로 많은 9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2회와 3회를 제외한 매회 안타를 내줬고, 4회부터 7회까지는 연거푸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직전 2경기와 비교하면 안정감이 조금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켈리는 이날 최고구속 150㎞의 직구(33개)와 커브(19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5개) 등을 골고루 섞어 삼성 타선을 공략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커브의 낙폭이 상당했고, 몸쪽 직구와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위기 상황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7이닝 85구의 투구수에서 드러나듯, 공격적 투구로 삼성 타선에 맞섰다. 그 덕에 LG는 8회초 진해수~정우영, 9회초 마무리 고우석까지 꼭 필요한 불펜만 투입하며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불펜의 부담을 줄여준 효율적 투구로 17~1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3연전 마운드 운용에 큰 여유를 불어넣어줬다.

실제로 켈리는 올 시즌 규정이닝을 기준으로 평균 6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들 중 김광현(SSG 랜더스·93.5구) 다음으로 적은 경기당 93.6구를 던졌다.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끌어주는 것은 야수들의 수비집중력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다 보니 선발등판 시 팀 승률도 75%(9승3패)에 달한다. 김광현(90%·9승1무1패)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단순히 한 경기에 국한되지 않는, ‘에이스’ 켈리의 또 다른 가치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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