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광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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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었잖아요.”

SSG 랜더스 김광현(34)은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9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부터 11연속경기 6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다. 그러나 1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5이닝(2실점)만 던졌다. 여기에는 김원형 SSG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김광현은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의논해 피로가 쌓인 그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고 봤다. 18일 등판은 열흘을 쉰 뒤 처음 나선 경기였다. 애써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19일 롯데전에 앞서 “5회말까지 투구수가 90구를 넘긴 상황이었다. 그보다 공을 적게 던졌다면 한 이닝 정도는 더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랜만에 등판하지 않았나. 보편적인 상황이었다면 충분히 더 던졌을 선수다. 그래도 열흘 쉰 뒤 온 것인데, 어제(18일) 하루 정도는 5이닝만 채우게 하고 싶었다. 리프레시 차원에서도 그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즌 첫 6이닝 미만 투구였어도 내용은 괜찮았다. 김광현은 최고 시속 149㎞의 직구와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웠다. 구속차가 큰 체인지업과 커브의 위력도 돋보였다. 롯데 하위타선에 적시타를 잇달아 허용하긴 했지만, 맡은 이닝을 잘 책임졌다는 평가다.

김광현의 뒤를 이을 불펜도 충분했다. 17일 롯데전에 선발등판한 윌머 폰트가 8이닝을 소화해주면서 여유가 생겼다. 최민준(1이닝 무실점)~고효준(0.1이닝 1실점)~서동민(1.2이닝 무실점)~장지훈(1이닝 2실점)이 남은 4이닝을 책임졌다. 모처럼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타선도 운영에 여유를 줬다. 김광현은 팀의 10-5 승리로 시즌 7승(1패)째를 거뒀다.

김광현은 18일로 시즌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1.54(76이닝 13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5를 기록했다. 시즌 전부터 목표로 한 선발등판 시 팀 승률 8할 이상 기록도 지켜오고 있다. ERA 부문에선 굳건한 전체 1위다.

사직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