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술’·SK ‘기업가치’·LG ‘고객가치’ 강화

입력 2022-06-24 09: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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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 수장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법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재계 위기상황 극복 전략 짜기 분주

삼성 “기술 선점으로 시장변화 대응”
중소기업과 상생 생태계 육성 강조
SK, 가치 기반 경영시스템 재구성
LG, 정기회의서 고객가치 강화 논의
재계가 위기극복을 위한 새 전략 짜기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전략회의를 가졌다. 공급망 불안정과 인플레이션 등 복합적인 위기를 맞은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기업 수장들은 ‘위기상황’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해법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 긴급 사장단 회의 이어 전략회의

삼성전자는 21일부터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시작했다. 21∼23일에는 모바일과 가전을 담당하는 DX부문, 27∼29일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전략회의를 갖는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여는 것은 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었으나,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등으로 하반기에만 개최했다. 4년 만에 상반기 회의를 연 것은 그만큼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20일에는 긴급 사장단 회의도 가졌다. 회의에선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술’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과 관련해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 쏟아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LG, 3년 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 개최


SK는 17일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가졌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 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관계사 CEO(최고경영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경제 위기 상황 인식을 함께 하고 SK의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과 신사업 모색 방법론 등에 대해 외부 투자전문가, 학계 인사 등과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는 게 SK측 전언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성과 뿐 아니라 고객과 투자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말한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적이다.

LG도 23일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구광모 회장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분기별로 열리는 정기 회의로, ‘고객 가치 강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달 30일부터 계열사 경영진들과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도 열고 있다. LG가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연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구 회장은 각 계열사가 마련한 분야별 전략방안을 경영진들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중장기 투자가 계획한 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도 7월 중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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