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사진제공|연극열전

김선호. 사진제공|연극열전


사생활 논란 딛고 9개월 만에 복귀
‘연극열전9-터칭 더 보이드’ 선보여
지난해 사생활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김선호가 8일 개막한 연극 ‘연극열전9-터칭 더 보이드’를 통해 9개월 만에 복귀했다. 20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씨어터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죄송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김선호는 이번 작품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산에 갇힌 영국인 산악가로 분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하이라이트 시연 무대에서 침착하게 연기를 마친 그는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홀로 무대 위에 섰다. 긴장감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얼굴로 몇 번이나 물을 마시고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미리 준비해왔던 종이를 꺼내 “먼저 말씀 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이렇게 먼저 나오게 됐다. 긴장이 돼서 말을 두서없이 할 거 같아서 종이에 적어 왔다.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드리게 된 게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며 이 연극을 만들었다. 제가 (연극에)누가 되는 것 같아 다시 팀원들 모두에게 죄송하다”라며 천천히 종이를 읽어 내렸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과 매이는 목소리로 때문에 수차례 말을 멈추다 이어가길 반복했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김선호는 동료 배우들과 함께 간담회에 앉자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공백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말 그대로 ‘공백’이었다”라며 “그동안 영화(‘슬픈 열대’) 촬영했고 그 외에 한 건 없다. 다만 건강하려고 노력했고 잘 추스르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전부터 연극 무대에 서며 ‘대학로의 아이돌’로 불렸다. 논란 후 첫 작품으로 “오래 전에 제안 받았던 이번 연극”을 택했다. “영화와 연극을 가려서 생각한 건 아니었다”면서도 “무대에서는 배우가 관객에게 드리는 에너지도 있지만 관객들이 배우들에게 주는 에너지도 있다. 라이브로 공연하는 것에 대한 생동감과 희열 같은 게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반성했어요.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