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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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동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을 잘 뗐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격파하며 첫 승을 챙겼다. 전반 막판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뒤 후반 권창훈, 조규성(이상 김천 상무)의 연속 골로 상대를 완벽하게 요리했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대회 4연패를 노리는 한국의 승리는 예고됐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을 겨냥해 유럽파를 제외한 주축 상당수를 일본에 데려온 한국과 달리, 중국은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손쉽게 승점 3을 얻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반전은 답답했다.
작심하고 수비에 치중한 중국을 뚫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최전방에 조규성을 세우고, 공격 2선에 나상호~황인범(이상 FC서울)~권창훈~엄원상(울산 현대)을 포진시킨 한국은 압도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왼쪽 풀백으로 나선 주장 김진수(전북 현대)의 과감한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도 거듭 끊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오히려 불필요한 실책으로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김동준(대전하나시티즌)의 불안한 볼 컨트롤이 원인이었다.
그래도 한국은 줄기차게 몰아쳤다. 막히고 걸려도 화력을 계속 퍼부었다. 결국 전반 39분 기다린 첫 골이 터졌다. 중앙수비수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후방에서 길게 차 올린 볼을 중국 수비수 주 천제가 헤더로 걷어내려다 자책골로 연결됐다.
여유를 찾자 후반전은 쉽게 풀렸다. 후반 9분 완벽한 장면이 나왔다. 황인범이 오른 측면에서 띄운 볼을 문전 한복판까지 이동해 공격 가담한 김진수가 머리로 떨구자 빠르게 쇄도한 권창훈이 논스톱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2-0으로 승리를 확신한 한국은 후반 35분에도 작품을 만들었다. 황인범이 내준 볼을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이 전진시키자 이를 조규성이 드리블 돌파 후 침착하게 밀어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중국전 최근 3연승과 함께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를 달린 한국은 24일 같은 장소에서 홍콩과 대회 2차전을 갖는다. 운명의 한·일전(27일)을 앞두고 최대한 많은 득점을 뽑아야 정상 등극이 유리해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