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에 찾아온 또 다른 기회를 간절함으로 살린 두산 포수 안승한

입력 2022-08-18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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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안승한.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포수 안승한(30)에게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이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가 됐다. 팀은 6-8로 패했지만, 올 시즌 선발로 출전한 4번째 경기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첫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시즌 2번째 1군 콜업 이후 수비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살아남은 그가 타석에서도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안승한은 지난해 쓰라린 경험을 했다. 친정팀 KT 위즈에서 방출돼 선수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2014년 KT의 특별지명을 받은 기대주였지만, 2019년 36경기 출장을 제외하면 1군 기록이 없을 정도로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겨울 테스트를 거친 끝에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주전 포수 박세혁이 건재한 가운데 장승현, 최용제 등 백업 자원도 풍부한 두산은 훌륭한 포수들이 많이 배출한 팀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런 팀에서 손을 내밀었으니 더 바랄 게 없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험난했다. 캠프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1군 캠프에 합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2군 캠프로 내려와야 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해 너무 힘이 들어간 탓인지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2군에서 절치부심하며 준비해온 안승한은 6월 2일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출전 기회는 없었다. 3일 만에 다시 2군으로 강등됐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준비한 그는 지난달 10일 다시 한번 1군의 호출을 받았다. 주로 교체로 나서며 수비와 투수 리드에 집중했고, 백업포수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끌어내며 1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선 경기(7월 10일 LG 트윈스전)에서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는 안승한은 “모두가 간절하겠지만 나는 더 절박하다. 방출의 아픔을 겪었기에 지금의 한 경기 한 경기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 포수 왕국 두산의 일원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플레이 하겠다는 게 유일한 목표다”고 말했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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