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 다니엘 헤니 “韓·美 문화적 정체성 고민, 내 모습 같아 공감” [인터뷰]

입력 2022-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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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에코글로벌그룹

“한국 작품을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한국 관객을 다시 만나게 돼 정말 행복해요.”

7일 개봉한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로 9년 만에 한국 영화 주연으로 나선 배우 다니엘 헤니(43)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두 세 번은 돌려봤을 정도로 좋아하는 ‘공조’의 속편에 17년 전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호흡했던 현빈과 다시 만나 함께 하게 된 자신을 “행운아”라고 힘줘 말했다.

9일 개봉한 영화에서 그는 1편에서 콤비로 활약한 남북형사 유해진·현빈과 삼각 공조를 펼치는 FBI 요원 잭 역으로 합류했다. 미국서 촬영한 전작인 ‘크리미널 마인드’, ‘라스트 스탠드’ 등에서도 FBI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이번 역할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6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다니엘 헤니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이슈’가 있는 역할들을 좋아한다. 한국어로 말을 할 줄 알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나와 가장 비슷하기 때문”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어릴 때는 서양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야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한 그는 “하지만 커가면서 점점 내 안에 있는 한국과 아시아에 관련된 것들을 쫓게 되더라. 그래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 좋다”며 웃었다.


●“한국말 하는 캐릭터 늘 욕심나”


다니엘 헤니는 2013년 ‘스파이’ 이후 “늘 한국 작품을 원해”왔지만 “특수한 케이스”인 자신이 한국 작품에 캐스팅돼 출연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한국말을 잘하지는 않지만 한국말을 하는 역할에 대한 욕심이 커요. 그래서 작품이 들어오면 내가 얼마나 한국말 대사를 소화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하죠. 미국 활동과 한국 활동의 균형을 잡는 것도 어려운 일이에요. ‘공조2’ 같은 경우는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님께 3~4년 전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일찍 들었어요. 그때부터 출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한국어로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링 할 때마다 여전히 “쑥스럽다”는 그는 “그래도 예능 출연 등 이번 영화 홍보 프로모션을 통역사·매니저의 없이 진행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통역사라는 안정망 없이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여전히 무섭지만 해내서 기뻐요. 미국에서 생활 할 때도 거울을 보면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한국말을 하며 연습하곤 해요. 우리 강아지들과 대화할 때도 한국말로 해요. 한국에서 온 강아지들이거든요. 하하.”


●“케이(K)콘텐츠의 위상, 미국서 실감하죠.”

2017년 781만 명을 모은 전작서부터 쌓아온 유해진과 현빈의 케미가 자신이 연기한 “새 캐릭터의 합류로 붕괴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컸다. 스스로 “액션을 잘하지 않는 배우”라고 생각하는 만큼 극중 소화해야 할 액션신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때마다 “현빈이 큰 도움”을 줬다고 돌이켰다.

“빈은 정말 좋은 리더에요. 주연 배우가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낙수효과처럼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데, 빈이 현장에서 딱 그랬죠. 촬영 전에 빈의 수준의 액션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그때도 빈이 큰 도움을 줬어요.”

미국 할리우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높아진 케이콘텐츠의 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2007년 주연한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게임’으로 이룬 성과를 보면 덩달아 마음이 뭉클하고 뿌듯하다.

“‘마이 파더’를 할 땐 저도 감독님도 신인이었어요. 그런데 미국 여기저기서 ‘오징어게임’과 황 감독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정말 자랑스럽죠. 한국에서 연기 커리어를 시작한 배우로서 한국 콘텐츠가 주목 받고 있어서 정말 기뻐요. 2019년에 미국서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휠 오브 타임’을 촬영할 때도 현장에서 온통 ‘기생충’ 이야기뿐이었어요.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훌륭하고 창의적인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잖아요. 드디어 때가 온 느낌이에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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