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앞둔 체육 선생님 “제자 위해 도민체전 도전”

입력 2022-10-13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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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이하 라크로스 월드컵 코치로 발탁된 동방고 이설 교사. 이 교사는 자신의 주종목인 라크로스를 벗어나 100m 등 아산시 육상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설

라크로스 국가대표 출신 쌤
전공 아닌 육상종목으로 출전
“무모하다? 불가능은 없습니다
꿈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처럼!”
《학교체육진흥회와 스포츠동아는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2022 학생 스포츠기자단’을 운영합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된 학생 스포츠기자단은 다양한 학교 스포츠 활동 및 일반 스포츠 관련 소식을 취재해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강하고 활기찬 학교체육 문화조성에 앞장설 것입니다.》

2022 충청남도체육대회가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보령종합운동장 외 3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번 체전은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눠 테니스, 태권도 등 엘리트체육 19개 종목과 농구, 축구 등 생활체육 10개 종목으로 진행된다.

육상 100m, 200m와 400m 계주에 아산대표로 출전하는 이설 교사를 만나 대회에 임하는 각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식지 않는 열정과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 뛰어난 자기관리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충남삼성고 체육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21세 이하(U-21) 라크로스국가대표팀 코치도 맡고 있다. 대학생 때인 2010년 세계라크로스선수권대회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많은 대회에 출전했고, 올해 8월 U-21 국가대표팀 코치로 아일랜드에서 열린 2022 U-21 세계라크로스선수권대회에 참가해 16위의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먼저 자신의 전공과는 거리가 먼 육상에 출전하는 이유와 각오를 물었다. 이 교사는 “전공도 다르고 나이도 부담이지만, 우리 충남삼성고 학생들이 멋진 도전을 하는데 나도 함께 하면서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며 “다들 걱정하고, 어렵다고 하고, 불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더 대단한 도전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교사를 하는 동안에는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이 교사는 충남삼성고에 부임한 뒤로 체·덕·지 중심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동료교사, 학부모, 학생들에게 체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스포츠활동을 통해 바른 습관 형성과 인성을 중시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국내 최초로 태권도, 유도, 검도, 펜싱의 경연, 경기, 격파 등을 진행하는 ‘학교장배 무도대축전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 교사는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학교문화는 건강보다는 대학입시와 시험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쩌면 도민체전에 출전하는 나를 포함해 일반 학생들은 이미 꼴등을 예약하고 가는 것이니까 의미 없는 도전일까?”라고 반문하며 “학생들과 나는 새벽에 일어나 훈련하고, 공부시간을 쪼개서 운동하고, 유혹이 있는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며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불가능한 도전? 그런 것은 없다. 우리의 도전에는 그 학생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학교체육이 소수정예 엘리트 양성을 위한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운동선수와 일반학생의 경계를 없애고 공부를 하면서도 운동을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선진 체육문화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 이 길의 맨 앞에 서있는 모든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부탁한다.

이태웅 스포츠동아 학생기자(충남삼성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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