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 없던 푸른 파도, 흔치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 더 짜릿했다 [울산 V3]

입력 2022-10-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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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마침내 2022시즌 K리그1(1부) 챔피언에 등극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로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였다. 울산은 김천 상무와 득점 없이 비긴 정규리그 홈 개막전(1라운드)을 제외하면 꾸준히 선두를 질주해왔다. 1라운드 6위를 거쳐 2라운드에 3위를 찍은 뒤 3라운드부터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리그의 특성상 시즌 전반에 걸쳐 선두를 질주하다가 우승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그 어려운 일을 울산이 해냈다. 사실상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위기가 전혀 없진 않았다. 하필이면 가장 예민한 시기에 시련이 찾아왔다.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준우승 횟수(10회)를 기록 중인 울산은 가을만 되면 괜히 불안해지곤 했다. 시즌 중반까지 잘 나가다가도 후반부에 뒤집혀 역전 우승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대상이 같은 뿌리를 둔 전북 현대이기에 훨씬 쓰라렸다.

울산은 험난한 8월 말~9월 초를 보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긴 데 이어 지금은 K리그2(2부) 강등이 확정된 최하위(12위) 성남FC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9월에도 고통은 거듭됐다. 포항과 ‘동해안 더비’에서 충격의 1-2 패배를 당했고, 인천 유나이티드와는 득점 없이 비겼다. 넉넉했던 두 자릿수 승점차가 빠르게 줄어들어 위기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예전의 울산이 아니었다. 홍 감독이 부임한 뒤 울산에는 새로운 무기가 장착된 상태였다. 바로 ‘위기관리’다. “우리가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먼저 무너지지 않으면 우승은 따라온다”는 팀 정신이 더해지면서 정상궤도로 돌아섰다.

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과 35라운드 홈경기가 하이라이트였다. 사흘 전인 5일 ‘2022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에서 전북에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했으나, 후유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전북 입장에선 괴로운 판정 시비도 있었으나 최소한 승리의 열망만큼은 울산도 충분했다. 시즌 최대 고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2-1 역전승을 거둔 울산은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으며 스스로 ‘챔피언의 자격’을 증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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