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지현 감독. 스포츠동아DB
류 감독은 “3회초 2사 1루서 키움 이정후의 2루타 때 실점하지 않은 장면이 좋았다. 중계플레이가 빠르게 이뤄졌다. 그런 부분들이 쌓이면 실점을 덜 하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야수들의 움직임을 칭찬했다. 이날 내야수 문보경과 오지환도 경기 내내 발군의 수비력을 과시했지만, 류 감독이 지목한 장면은 달랐다.
이정후의 타구는 우중간을 갈랐다. LG 중견수 박해민은 빠르게 이동해 담장 앞에서 공을 잡은 뒤 2루수 서건창에게 던졌다. 그러자 키움 3루 주루코치는 1루주자 김준완에게 3루서 멈추도록 지시했다. 후속타자 김혜성이 3루수 플라이에 그치면서 LG는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류 감독이 주목한 또 하나의 장면은 3회말 무사 1루서 누상에 있던 홍창기의 리터치였다. 박해민의 타구가 좌익선상으로 높이 뜨자, 키움 좌익수 김준완은 전력 질주해 파울라인 근처에서 포구했다. 리터치를 준비하던 홍창기는 김준완이 송구동작으로 이어가다 볼을 흘리는 사이 2루로 내달려 살았다. 계속된 1사 2루 찬스서 김현수의 적시타가 나와 LG는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류 감독은 “홍창기와 1루 주루코치의 호흡이 좋았다. 결과를 떠나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준비가 잘 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LG는 정규시즌을 마친 뒤 13일부터 PO 준비에 들어갔다. 실전감각을 다지는 것도 중요했으나 훈련 초반 3일간은 이런 미세한 플레이를 강조하며 다듬었다. 류 감독이 직접 훈련을 지휘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PO를 준비하면서 정확하고 세밀함을 강조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들을 차분하게 잘해준 것 같다. 그래서 안정된 경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흐뭇해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