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엔터 위명희 대표 “K팝 세계화 일군 ‘매니저 연대기’ 쓰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 2022-10-26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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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엔터테인먼트의 위명희 대표가 “김요한 등 경쟁력을 갖춘 아티스트가 지속적으로 나올 때 가장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6인조 그룹 ‘위아이’ 발굴한 위엔터테인먼트 위명희 대표

2015년 회사 설립해 제작자 변신
매니저 때처럼 발에 땀나게 뛰었죠
‘위아이’ 성공으로 아이돌 명가로
아티스트 발굴이 가장 뿌듯한 일
앞으로 30년이 너무 기대됩니다
무대로 돌아온 6인조 그룹 위아이, 신인 등용문으로 잘 알려진 KBS 2TV 드라마 ‘학교’ 시리즈의 2021년작의 주연으로 ‘파격 발탁’됐던 김요한. 이들은 모두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발굴된 스타들이다. 김요한은 2019년 ‘프로듀스 X 101’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위아이의 멤버 김동한과 장대현 등은 그에 앞서 2017년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무대에 나섰다. 당시 중고교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4세대 케이팝 스타’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그러기까지 남다른 ‘촉’과 ‘눈’으로 이들을 발굴해 지원한 사람, 바로 이들의 소속사 위엔터테인먼트의 위명희 대표이다. 그가 최근 연예계 안팎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자사 소속 연습생들을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에 잇달아 내보내 입상의 성과를 안으며 스타로 키워낸 덕분이다. 그가 30년 동안 “현장에서 발로 뛰며 쌓은 노하우”의 힘이다.

위명희 대표는 1994년 남녀 혼성듀오 투투의 현장 매니저로 일을 시작했다. 1980년대 김완선의 이모이면서 한국 가요계 최초의 여성 매니저로 꼽히는 고 한백희 씨의 뒤를 잇는 2세대 가수 매니저인 셈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를 다니며 TV와 라디오를 가리지 않으며 음반을 홍보했죠. 여의도를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두 발에 생긴 티눈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여성 매니저들이 많지 않았던 시대에 ‘쟤가 하면 얼마나 하겠어?’ 하는 시선도 받았어요.”

위 대표는 가요계 내부의 편견과 오해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강한 자부심”에 기댔다고 말한다. 지금도 젊은 시절을 다 바친 여의도 인근을 지날 때면 “가슴이 설렐 정도”란다.

“저는 ‘살아남았다’는 말을 정말 좋아해요. 결국 승리자도 살아남아야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강한 자라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위 대표는 이후 가수 양파의 매니저 등으로 활동하다 기획사 팬엔터테인먼트와 지앤지프로덕션 등을 거쳐 2015년 위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본격적인 제작자로 나섰다. 사명의 ‘위’는 자신의 성씨를 내건 게 아니라 ‘YES’라는 뜻의 프랑스어 ‘OUI’이다. “무조건 할 수 있다” “좋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후 ‘1호 연습생’인 김동한을 영입하고 아이돌 그룹 한 팀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다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 다녀야” 했다.

“우리처럼, 중소기업도 안 되는 작은 회사가 신인가수를 알리기엔 비용이나 인력 면에서 게임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소속 연습생들의 끼와 재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실력을 인정받을 거라 믿었죠.”

노력 끝에 위엔터테인먼트는 이제 ‘아이돌 명가’로 통한다. 위아이의 성공으로 배우 김이온, 밴드 캐릭실버 등도 새롭게 영입하고 드라마와 영화 제작도 준비 중이다.

“(김)요한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때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냈을 때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이제 조금 인정받는구나’ 하고 기뻤어요. 경쟁력을 갖춘 아티스트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자부심을 주는 일이 또 있을까요? 다음 30년이 너무 기대됩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그때까지 살아남아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케이팝이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는데, 매니저들도 한몫했다고 자부합니다. 스타들이 일군 영광의 뒤편 한구석에서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매니저 연대기’를 쓰고 싶어요. 이미 기획단계입니다.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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