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전설’ 제프 벡 사망…믹 재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잃어”

입력 2023-01-12 09:5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대한 록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연주를 더는 라이브로 들을 수 없게 됐다.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영국 BBC, AP, 로이터, 뉴욕 타임스 등 전 세계 주요 매체는 12일 영국의 전설적인 록 뮤지션 벡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제프 벡 측은 이날 그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족을 대신해 제프 벡의 사망 소식을 알리게 돼 깊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 그는 갑작스러운 세균성 뇌수막염(bacterial meningitis)을 앓은 끝에 어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제프 벡은 최근 조니 뎁의 앨범 ‘18’에 참여했으며, 함께 투어도 마친 상태였다.

영국 서리주 웰링턴에서 1944년 태어난 제프 벡은 십대 시절부터 기타를 연주했다. 당시 즐겨 연주했던 블루스와 R&B는 그의 음악의 뿌리가 됐다.

제프 벡은 1965년 에릭 클랩튼을 대신해 영국 밴드 야드버즈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트 풀 오브 소울’(Heart Full Of Soul), ‘아이 엠 어 맨’(I'm A Man) 등의 곡을 발표했으나 1년 만인 1966년 탈퇴했다. 그의 후임이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다.

국내에서 흔히 ‘3대 록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에릭 클랩트, 제프 벡, 지미 페이지가 차례로 야드버즈에서 활동한 것.

야드 버즈 탈퇴 이후 제프 벡은 하드 록, 재즈, 펑키 블루스,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을 선보이면서 호평 받았다. 생전 그래미상을 8번 수상했으며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2번(야드 버즈와 솔로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대중문화 잡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명’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타리스트들의 기타리스트’로 불린 그는 록 계에 영향을 끼친 곡을 여럿 발표했다.
1967년 발표한 ‘벡스 볼레로’(Beck's Bolero)에는 얼마후 레드 제플린을 결성하는 지미 페이지와 존 폴 존스가 참여했다.

보컬리스트 로드 스튜어트와는 1968년 발매한 음반 '트루스'(Truth)와 이듬해 발표한 음반 '벡-올라'(Beck-Ola) 작업을 함께 했다.

1973년에는 베이시스트 팀 보거트, 드러머 카민 어피스와 함께 그룹 '벡,보거트 앤 어피스'(Beck, Bogert and Appice)를 결성, '스위트 스위트 서렌더'(Sweet Sweet Surrender)를 비롯한 명곡을 선보였다.

먼저 세상을 떠난 기타리스트 레스 폴을 위한 음반 '로큰롤 파티'(Rock 'n' Roll Party·Honoring Les Paul)도 인기를 끌었다.

'비틀스'의 음반 대부분을 프로듀스한 조지 마틴과 팀을 이뤄 1975년 '블로 바이 블로'(Blow by Blow), 1976년 '와이어드'(Wired)를 내놨다.

그의 갑작스런 부고를 접한 수많은 뮤지션이 그의 영면을 애도했다.

지미 페이지(무대 뒤쪽)와 협연하는 제프 벡.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고인과 함께 야드버즈에서 활동했으며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지미 페이지는 “그의 상상력은 무한하다. 나는 너의 수백만 명의 팬과 함께 너를 그리워 할 것”이라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록 밴드 롤링스톤스의 프론트맨 맥 재거는 “제프 벡의 죽음으로 우리는 멋진 남자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 연주자 중 한 명을 잃었다. 우리는 그가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헤비메탈의 시초로 여겨지는 밴드 '블랙 사바스'의 토미 아이오미는 트위터에서 "제프는 정말 좋은 사람이자 아이코닉하며 천재적인 기타리스트였다"면서 "제프 벡과 같은 사람은 또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로드 스튜어트는 성명을 통해 “제프 벡은 다른 행성에 있었다”며 그의 천재성을 치켜세웠다. 그는 또한 “그는 라이브로 연주할 때 실제로 내가 노래하는 것을 듣고 반응하는 몇 안 되는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