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에도 여전한 철인’ 현대캐피탈 여오현 “그만둘 생각은 단 한 번도”

입력 2023-02-22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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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V리그 최초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45)는 한국배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19시즌 동안 코트에 선 횟수만 600경기에 달한다. 600경기는 1년에 30경기씩 뛴다고 해도 꼬박 20년이 걸리는 대기록이다. 부상이나 수술 이력은 둘째 치고 기량이 유지되지 않으면 언제든 도태되는 곳이 프로다. 하지만 여오현은 지금까지도 예외다. 그는 “부모님께서 나를 건강하게 낳아주신 덕분”이라며 멋쩍어했다.

여오현은 2022~2023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리시브효율은 53.26%로 전체 1위다. 2위 오은렬(대한항공·43.90%)을 비롯해 전광인(현대캐피탈·41.90%), 오재성(우리카드·41.56%), 부용찬(OK금융그룹·40.21%) 등 20·30대 후배들과도 차이가 크다. 여오현은 세트(세트당 0.257개)와 디그(세트당 1.014개)로도 팀에 기여하고 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늘 피땀 흘리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내가 봤다”고 말했다.

여오현이 코트에 서는 매 순간이 V리그의 역사다. 기록들도 현재진행형이다. 2009~2010시즌 수비 5000개, 2015~2016시즌 수비 1만개로 각각 역대 1호 기록을 작성했는데, 이 역시도 계속 경신되고 있다. 현재 수비 1만3114개로 독보적 1위다. 2위 기록은 최부식 대한항공 코치(8587개)가 갖고 있다. 한동안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여오현이 은퇴하면 수비 부문 신기록상 달성 대상자가 된다고 전했지만, 그에게 은퇴는 먼 이야기다. 최 감독은 “(선수생활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오현은 “아파서 더는 뛸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는 이상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만둘 생각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며 “물론 더는 30대의 몸이 아니다. 어느덧 40대 중후반이다. 하지만 내가 도움이 된다면 감독님도 나를 기용해주시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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