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야구국가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또다시 탈락했다.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2라운드(8강) 진출에 실패해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쓴 잔을 들이켰다.
이번 대회 1라운드 B조에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팀은 일본과 호주다. 일본은 우승 후보답게 4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일본에 뒤지는 만큼 한국은 현실적으로 조 2위를 노렸으나, 이마저 호주에 빼앗겼다. 호주는 13일 체코를 8-3으로 누르고 3승1패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 대표팀으로선 9일 호주전 패배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당초 호주전에 총력을 기울이며 필승을 다짐했지만, 7-8로 패하면서 불안하게 1라운드 여정을 시작해야 했다. 경기 내용까지 부실했던 탓에 대표팀을 바라보는 국내 팬들의 시선은 호주전부터 급랭했다. 호화 멤버로 구성된 대표팀 타선은 호주 좌완 선발투수 잭 오로린에게 꽁꽁 묶였다.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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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은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선발등판한 고영표는 4.1이닝 2실점으로 나름 제 몫을 했지만, 위기를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중간투수들이 결정적 점수를 내줬다. 4-2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이상 KT 위즈)은 몸에 맞는 볼과 중전안타, 그리고 상대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이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결정적 장타를 맞았다. 2사 2·3루 상황에서 높게 제구된 밋밋한 체인지업이 역전 결승홈런이 된 3점포로 이어졌다.
본헤드성 플레이도 찬물을 끼얹었다. 7회말 대타 강백호(KT)의 2루타 세리머니 태그아웃, 8회말 추격 상황에서 홈이 비었는데도 멈춘 3루주자 박해민(LG 트윈스)의 주루플레이 미스 등은 집중력 부족이란 지적을 나오게 만들었다. 모든 게 어긋났던 호주와 첫 경기, 잘못 꿴 첫 단추가 결국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