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수가 최대변수? 리그 환경도 국제경쟁력 약화 원인 [WBC]

입력 2023-03-14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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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판도를 전망할 때 강팀과 약팀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단연 선발투수, 특히 외국인투수들의 능력치다. 이제는 외국인투수의 활약 여하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되는 게 당연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는 확실한 국내 에이스 육성을 방해하는 요소로도 꼽힌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야구대표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마운드였다. 7.55의 팀 평균자책점(ERA)이 이를 설명한다. 4경기에서 선발진이 기록한 ERA도 6.00이다. 이마저도 체코전 선발로 나서 4.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낮춘 기록이다. 마운드가 흔들리니 승리 확률도 낮아졌다.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중 국내투수를 확실한 에이스로 내세울 수 있는 팀은 극히 적다. SSG 랜더스(김광현), 키움 히어로즈(안우진), KIA 타이거즈(양현종)를 제외하면 국내 에이스를 자신 있게 1선발로 내세울 수 있는 팀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외국인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국제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인 원투펀치에 이은 3선발투수를 ‘토종 에이스’로 포장하고 대우하는 환경도 악영향을 미친 측면이 적지 않다. 소속팀, 리그에선 수준급 투수로 평가받지만, 메이저 국제대회에선 세계 수준과 격차만 실감했다.

양현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그를 지배할 에이스 없이는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WBC 1라운드(B조) 4경기에 등판했던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는 모두 리그를 지배했던 투수들이다. 또 최근 일본프로야구(NPB)에선 갈수록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비중이 줄고 있다. 일본투수들이 한층 더 빠르게 성장한 배경이다.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올해 35세다. 언제까지고 이들에게 기댈 순 없다. 그러나 이들을 대체할 확실한 후보인 안우진은 고교 시절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앞으로도 안우진의 대표팀 발탁은 쉽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이게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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