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강한 BNK의 역설…챔프 2차전에선 ‘미스매치’ 극복할까

입력 2023-03-20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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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 안혜지(왼쪽)·이소희. 스포츠동아DB

부산 BNK 썸은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한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구단도, 사령탑인 박정은 감독도 아직 챔피언결정전 승리가 없다. 19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1차전 원정경기에선 3·4쿼터 맹추격전을 벌였으나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56-62로 패했다.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승리를 향해 뛴다.

BNK는 우리은행에 비해 포스트 자원이 뛰어나다. 김한별(37·178㎝)을 필두로 진안(28·181㎝), 한엄지(25·180㎝)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파워게임’에선 우리은행을 압도한다.

이런 BNK를 상대로 1차전에서 우리은행은 역으로 ‘높이싸움’을 걸었다. 키가 크지 않은 BNK 가드 안혜지(26·164㎝)와 이소희(23·170㎝)를 상대로 포스트 공략을 시도했다. 우리은행에서 주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 중 최단신은 175㎝의 나윤정(25)이다. 나윤정은 1차전 1쿼터에만 잠시 뛰었다. 그 다음으로 작은 선수는 178㎝의 박혜진(33)이다.

안혜지와 이소희가 수비를 담당한 우리은행 선수들은 공이 전달되지 않더라도 포스트에서 자리싸움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이들이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결국 리바운드를 잡기 위한 위치를 선점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이 1차전에서 기록한 공격리바운드는 총 13개였다. 3·4쿼터에 8개가 집중됐다. 4쿼터 중반 승부처에서 박지현(23·183㎝)이 2번이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득점으로 연결했던 것도 이런 사전작업에서 비롯됐다.

스포츠동아DB


안혜지와 이소희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높이의 열세를 이겨내야 한다. 이는 수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격에서도 안혜지와 이소희는 신장이 좋으면서도 발이 빠르고 수비력을 갖춘 우리은행 가드진을 넘어서야 한다. 1차전에서 우리은행은 안혜지와 이소희를 잡기 위해 박혜진, 나윤정, 고아라(35·179㎝)뿐만 아니라 박지현까지 동원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수비 시 ‘올 스위치’ 전략을 구사한다. 이 때문에 안혜지와 이소희는 10㎝ 이상 큰 선수와도 매치업된다. 둘은 상대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3·4쿼터에 살아나면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꾸준함은 아쉬웠다. 2쿼터에는 잠잠했다. BNK는 이 때 벌어진 점수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안혜지와 이소희의 신장 핸디캡은 감독의 전술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이 약점을 이겨내야 팀은 좀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BNK가 바라는 챔피언결정전 승리뿐만 아니라 우승까지 거머쥐기 위해선 안혜지와 이소희의 역할과 활약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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