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스펠맨. 스포츠동아DB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는 KGC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SK의 반격이 거셌다. 또 1옵션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득점에서 기복을 드러냈다. 스펠맨은 SK가 지역방어를 펼치면 공격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6차전까지는 득점에 편차가 컸다. KGC가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거나 흐름을 바꾸는 장면에선 스펠맨이 아닌 데릴 먼로가 자주 주역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스펠맨은 가장 중요한 순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7일 벌어진 7차전에서 3점슛 2개를 포함해 34점을 쓸어 담았다. 22개의 야투를 시도해 15개를 적중시켜 68.2%의 높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했다. 챔프전 7경기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이었다.
외곽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스펠맨은 SK가 지역방어로 나오면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동료들의 패스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간결한 동작으로 슛을 시도했다. 미드레인지 슛부터 골밑슛까지 군더더기 없이 공을 잡으면 바로 림을 바라보며 SK의 수비를 깨트렸다.
7일 안양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안양 KGC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KGC 스펠맨과 아반도가 트로피를 들고 장난을 치고 있다. 안양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스펠맨이 7차전에서 위력을 되찾을 수 있었던 비결은 먼로와 양희종의 조언이었다. 7차전 당일 오전 훈련에서 먼로와 양희종은 스펠맨에게 SK의 지역방어 공략법을 조언했다. 이전에도 종종 조언을 건네곤 했지만, 이날만큼은 스펠맨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본 먼로와 양희종은 미드레인지 공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무리한 플레이를 펼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특히 양희종은 상대 외국인선수가 자리를 비우면 골밑 쪽으로 한 발 정도 더 다가가 공을 잡아보라고 당부했다. 그 경우 팀 공격 전반이 수월해질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이 같은 원 포인트 레슨이 주효했다. 스펠맨은 7차전 초반부터 지역방어를 펼친 SK의 수비를 곤혹스럽게 했다. 외곽슛을 터트리면서도 미드레인지 위주로 공략하며 KGC의 꾸준한 득점에 앞장섰다. 연장전에선 3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 3개를 따내면서 팀원들과 기분 좋은 밤을 보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