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안병준(왼쪽)과 한호강이 13일 춘천송암 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강원FC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원정 응원석 앞에서 환호하고 있다. 둘은 1골씩 뽑아 김병수 감독의 수원 사령탑 데뷔승을 이끌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멸망전’이란 충격적 수식어가 붙은 ‘외나무다리 혈투’라 모두 웃을 순 없었다. 더 위태로운 처지의 꼴찌가 힘을 냈다.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쥔 수원은 33분 베테랑 풀백 이기제가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크로스를 공격에 가담한 중앙수비수 한호강이 헤더 선제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다. 후반 13분에는 안병준이 추가골을 터트려 2-0으로 이겼다. 12라운드까지 이미 승점차가 상당한 탓에 여전히 최하위(2승2무9패·승점 8)에 머물렀으나 시즌 2번째 승리이자, ‘김병수호’ 출범 이후 첫 승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끌어올릴 수 있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강원(2승4무7패·승점 10)은 수원에도 바짝 쫓기게 됐다.
사진출처 | 수원 삼성 SNS
한호강은 득점도 놀라웠지만, 투입부터가 의외였다. “(팀의) 공격과 수비 모두 좋지 않다. 코치들이 (한호강의) 수비 리드가 좋다더라. 기대하고 있다”던 김 감독은 한호강을 포백 수비의 중심에 세웠다. 시즌 4번째 출전의 기회를 잡은 그는 결과로 보답했다. 양현준~김대원~디노로 구성된 강원의 쓰리톱을 잘 차단하는 한편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골까지 뽑았다.
‘원조 골잡이’도 힘을 냈다. 뮬리치, 바사니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수원에 남은 유일한 스트라이커인 안병준은 중거리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계속 독려하고 있다”던 김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