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5타 차 역전승, 임성재 3년 7개월 만에 코리안투어 통산 2승

입력 2023-05-14 19:1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가 1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 동·서코스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확정 뒤 환하게 웃는 임성재. 사진제공 | KPGA

역시 ‘월드클래스’다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가 3년 7개월 만의 국내 나들이에서 또 한번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7타 차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에는 5타 차를 뒤집었다.

임성재는 1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4타를 줄였다. 나흘간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9언더파를 적어낸 이준석(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3억 원을 품에 안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은 임성재의 코리안투어 통산 2승째.

선두 최진호(11언더파)에 5타 뒤진 6언더파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맞은 임성재는 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잃었지만 후반에 부쩍 힘을 냈다.

11번(파4) 홀에서 2m 버디 퍼트를 넣은 뒤 12번(파5) 홀에선 세컨 샷을 그린에 올리고 3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2타를 줄였다. 13번(파4)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3개 홀에서 5타를 줄이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같은 조의 이준석과 마침내 9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임성재의 승부사 기질이 발휘된 건 마지막 18번(파5) 홀이었다. 이준석이 투 온에 성공한 후 이글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임성재는 세컨 샷을 그린 앞 40m 거리 벙커에 빠뜨려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벙커샷을 홀 1.5m 거리에 붙여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기세가 눌린 이준석은 그보다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임성재의 우승이 확정됐다. 챔피언조 선수들이 남아있었지만 임성재와 이미 3타 차로 벌어진 상황이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임성재. 사진제공 | KPGA


운도 따랐다. 3라운드까지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최진호가 3번(파3) 홀에서 ‘양파’를 적어내며 초반부터 흔들리다 이날만 5오버파를 적어내 결국 합계 6언더파 6위로 뒷걸음질을 치고, 10언더파 2위로 출발했던 윤상필이 3타를 잃어 7언더파 5위에 랭크되는 등 선두권이 부진한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후원사 우리금융이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하려다 코로나19에 감염돼 1라운드 시작 직전 출전을 철회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던 임성재는 “우승까지 할 수 있어 기쁘다. 첫날부터 시차 적응하기 힘들었다. 나흘 동안 정신력으로 버텨왔다.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 우승에 대한 희망을 가져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 우승과 멀어지나 싶다고 생각했다. 12번 홀에서 이글을 성공시켰을 때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선두와 1타 차라는 것을 알았다”며 “마지막 홀에서 승부가 나겠다고 생각했다. 18번 홀 세컨샷의 라이가 좋지 않아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세 번째 샷을 완벽하게 그린 위에 올려 버디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 가을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나설 예정인 그는 “아시안게임은 1번 밖에 없는 기회다. 프로 2명, 아마추어 2명이 출전하는데 4명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조우영, 장유빈 선수를 만날 때마다 ‘너희들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며 웃음을 짓기도 한 임성재는 “3년 7개월 만에 출전해서 국내 팬들을 만나 기분이 좋았다. 내일 출국할 예정인데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 기운을 받아 PGA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