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차정숙’ 의드 열풍, 전문의들 ‘족집게 자문’ 한몫

입력 2023-05-1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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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3’(위), ‘닥터 차정숙’ 등 의학드라마들이 현직 의사들의 자문을 통해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그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SBS·JTBC

‘김사부3’ ‘닥터 차정숙’ 등 의학드라마 인기의 힘

2∼6명 현직 의사 영입해 현장 자문
캐릭터·대사·더미제작 등 정보 전수
수술 촬영땐 배우들 손 대역하기도
드라마 인기 높아 의사들 참여 늘어
SBS ‘낭만닥터 김사부3’(김사부3), JTBC ‘닥터 차정숙’ 등 의학드라마가 ‘핫’하다. 각 드라마는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치열한 일상을 그려 시청자의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김사부3’는 돌담병원 외과과장 한석규의 응급권역외상센터 건립을, ‘닥터 차정숙’은 20년 만에 레지던트 생활에 뛰어든 주부 엄정화의 고군분투를 내세워 12%대와 18%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의학드라마의 인기 요인인 리얼리티와 재미, 감동 등 삼박자가 잘 맞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의학 자문이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가장 큰 몫을 했다.

각 제작진은 전문 분야를 다루는 만큼 2∼6명의 현직 의사를 영입해 각종 의학 자문을 받고 있다. ‘김사부3’에 참여한 장성욱 단국대 충남권역외상센터장은 18일 스포츠동아에 “드라마의 파급력을 통해 의료 현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일상 그대로 옮겨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 대형병원을 통해 소재에 적합한 의료진과 접촉한다. GS(일반외과),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응급수술이 등장하는 ‘김사부3’에는 중증외상환자를 다루는 권역외상센터뿐 아니라 순천향대 의과대학 정동길·송금종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소속 의사들도 현장 자문을 하고 있다. 엄정화의 험난한 레지던트 생활이 핵심인 ‘닥터 차정숙’은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현재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들의 실생활을 녹였다.

일부는 캐릭터 설정 단계부터 참여한다. 각 캐릭터의 특징에 맞춰 환자들의 치료과정 등을 설계하고, 대사의 오류를 검수한다. 의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에게 매듭 방법 등 처치와 수술의 기본기를 가르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응급실 책상 위에 놓인 응급기록차트 등 사소한 소품까지 자문위원의 손길을 거친다. 장 센터장은 “더미(실험용 인체모형) 등을 제작할 때 특수분장팀, 소품팀에 관련 의학 정보를 전달한다. 촬영에 쓰이는 수술동의서 등을 작성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손을 대역할 때도 있다. 현장에서 의학적인 오류가 발생하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도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 ‘기대 이상’

의료현장을 누비는 의사들이 드라마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지만, 관련 시리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참여율이 이전보다 부쩍 늘었다. ‘김사부3’의 유인식 PD는 “자문으로 참여한 분들 모두 시즌1, 2의 애시청자로 ‘팬심’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각 드라마가 의료 현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빠르게 끌어올렸다. ‘닥터 차정숙’에서 엄정화가 급성 간염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는 장면이 방송하자 간이식 관련 정보들이 각종 맘카페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김사부3’는 중증외상환자를 체계적으로 치료 및 관리할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을 대중에 알리고 있다. 장 센터장은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이 20% 이하를 달성할 정도로 국내 외상 진료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를 알릴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드라마를 통해 젊은 의사들의 관심과 참여도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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