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생리대 교체? 생리과다,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의심 [건강 올레길]

입력 2023-05-22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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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ㅣ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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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최근 생리량이 크게 늘어 걱정이다. 생리대를 교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흥건해지는 일이 빈번해 외출 시에도 매우 신경이 쓰였다. 급기야 크고 작은 덩어리혈이 울컥 쏟아지는 날은 어지럽고 힘이 빠져 일상생활이 힘들었다.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 결과 ‘자궁근종’이 하혈의 원인이었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가 이상증식하는 양성종양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40~5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 속에 흩어져 자궁의 부피를 키우는 질환은 자궁선근증이라고 한다. 두 질환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경과를 관찰하며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생리과다, 빈혈, 부정출혈, 생리통, 복부 압박감, 배변장애 등의 증상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생리과다는 자궁근종의 가장 흔한 대표적인 증상이다. 생리량이 많아 생리대를 1~2시간마다 갈아야 하거나, 대형 생리대를 3~4일 이상 사용하고 밤중 오버나이트를 사용했음에도 생리혈이 새는 경우 생리량이 많은 것으로 본다. 생리 기간이 평균 5~7일보다 길어지는 것도 생리과다 증상이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컨디션에 따라 잠깐의 생리량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양이 많고 큰 덩어리혈이 늘었다면 주의해야 한다”며 “꼭 자궁근종, 자궁선근증이 아니더라도 자궁내막증, 자궁암, 골반염 등의 자궁질환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이 생기면 자궁이 커지고 자궁내막 면적을 넓혀 정상적인 자궁 수축을 방해해 생리량이 많아지고 덩어리혈이 생기기 쉽다. 생리량이 많아지면 빈혈로 이어져 피로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증상이 계속되면 심장에도 무리가 간다.

이렇게 삶의 질을 떨어뜨릴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고 근종의 크기가 크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출산이 늦어지면서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고 가임력을 유지하는 자궁보존 치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자궁을 보존하는 최소침습 치료에는 근종만 타깃으로 제거하는 로봇 수술과 복강경·자궁경 수술, 자궁근종과 연결된 혈관을 차단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자궁동맥 색전술, 몸 바깥에서 초음파 열을 발생시켜 종양을 괴사시키는 MR하이푸 치료가 있다. 몇 년 이내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봉합이 정교하고 튼튼한 로봇 수술이 안전한 임신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근종은 개인에 따라 근종의 위치나 크기, 개수, 구성성분 등이 다르므로 정밀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각 치료의 장단점을 주치의와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해야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치료 외에도 생활습관 관리도 필요하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체중조절을 위한 규칙적인 운동, 산부인과 정기검진 등이다. 인스턴트식품이나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석류, 홍삼, 칡즙, 달맞이꽃 종자유 등의 식품 섭취와 과한 음주는 자궁 질환이 있다면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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