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준현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300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MBC에브리원

개그맨 김준현이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300회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MBC에브리원


300회 ‘어서와 한국은’ 7년째 진행하는 개그맨 김준현

모든 게 출연자 결정…100% 리얼
비효율적이어도 절대 개입 안하죠
아름다운 한국 찾아준 사람들 감사
언젠간 내 전문 ‘한식 가이드’ 고대
“외국인을 보면 몸이 먼저 움직여요.”

개그맨 김준현(43)은 개인 작업실이 있는 서울 홍대 인근을 떠올리며 말했다. 팬데믹을 지나오면서 한산했던 거리가 최근 들어 부쩍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그는 “캐리어를 끌고 가는 외국인이 조금만 고개를 갸우뚱해도 괜한 의무감이 발동해 먼저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생긴다”면서 “오지랖만 잔뜩 늘었다”고 웃었다.

이 같은 변화는 2017년 7월 첫 방송해 15일 300회를 맞은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어서와 한국은) 덕분에 생겼다.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햇수로 7년째 진행한 김준현은 “한국이 이렇게나 아름답고, 이런 한국을 찾아주는 해외 관광객들이 참 귀하다는 사실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 ‘생 리얼’의 매력”


프로그램은 한국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자기 친구나 가족을 초대해 한국을 구경시켜 주는 내용이다. ‘먹방요정’으로 사랑받은 핀란드 출신 빌푸, 뉴질랜드에서 온 앤디의 ‘훈남’ 4형제, 한국에서 난생처음으로 눈을 구경한 르완다의 엘베 등 외국인들이 서울, 화성, 울산 등 전국곳곳을 저마다의 방식대로 여행해 인기를 끌었다.

김준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3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서와 한국은’만큼 100% ‘리얼 관찰 예능’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계획한 여행 코스가 방송에 비효율적이라도 이에 절대 개입하지 않고 “군말 없이” 따라나선다.

“모두가 고집스럽게 지켜온 리얼리티의 생생한 매력이 7년을 봐도 질리지 않는 이유 아닐까요? 일부 시청자들은 식당이나 체험형 관광지를 보고 간접광고(PPL)를 의심하는데, 그런 거 하나 없습니다. 전부 출연자들이 원해서 간 거니까요. 오죽하면 우리끼리 ‘(관광지)저쪽 관계자 분들이 출연자들한테 열쇠고리라도 하나씩 돌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예요. 하하하!”


●“MC로서 책임감도 커져”


그는 2021년 7월부터 재정비를 위해 1년간 자리를 비웠다가 지난해 7월 ‘리부트’ 시즌부터 모델 이현이,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진행자로 나서고 있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책임감이 남달랐다”고 돌이켰다.

“프로그램을 오래 하다보니 이젠 외국인 분들을 보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생겨요. 제 또래가 출연하면 ‘저들과 실제 친구가 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화면 너머로만 봤을 뿐인데도 정이 듬뿍 들죠. 한국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외국인 출연자에게 자신의 전문 분야인 ‘식도락’을 소개해 줄 날도 고대하고 있다.

“한국 음식에 ‘과몰입’해서 한식을 맛보러 온 출연자가 있다면 제가 가이드로 나서보고 싶어요. 가끔 한식을 먹는 방법을 잘 몰라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출연자들을 보면 미안하기까지 하더라고요. 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저와 닮은 분이 온다면 성심성의껏 친절하게 한국의 ‘맛’을 제대로 알려줄래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