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비공식작전’,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왼쪽부터 시계방향) 등 여름 ‘빅4’ 영화들이 관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극장 체험의 중요성”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CJ ENM·쇼박스·NEW·롯데엔터테인먼트
“연기와 촬영 모두 큰 스크린에 맞춰 만들어
휴대전화 통한 영화 관람만큼은 피해 주시길”
“제발 극장에서 관람해 주세요.”휴대전화 통한 영화 관람만큼은 피해 주시길”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을 겨냥해 개봉 준비에 들어간 ‘빅4’ 영화들이 “극장 관람”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최근 ‘범죄도시3’의 1000만 관객 돌파로 한국영화에도 오랜만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영화 개봉 전까지 매달 역대 최저 점유율을 경신했던 만큼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범죄도시2’의 1000만 돌파 이후 연이어 개봉한 대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던 지난해 여름 극장가와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감독들과 배우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신과함께’ 시리즈 이후 5년 만에 달을 소재로 한 SF 신작 ‘더 문’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은 시대의 격변과 관람 환경의 변화를 이해한다면서도 “극장 체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극장에서 보내는 두 시간만큼은 오롯이 영화에 집중하고 내가 직접 달과 우주를 체험하는 느낌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비공식작전’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도 “관람이 곧 체험이 되길 바란다”면서 “미술품을 미술관에서 온전히 관람할 수 있듯 영화도 극장에서 봐야 재미와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난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개봉을 앞둔 배우 이병헌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OTT를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가 세계인들에게 인기를 얻는 건 기쁜 일이지만 그로 인해 극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건 슬픈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감독들은 “휴대전화를 통한 영화 관람만큼은 피해 달라”며 간곡하게 당부했다. 류승완 감독은 김혜수·염정아가 주연한 ‘밀수’를 선보이며 “영화를 휴대전화로 본다는 걸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 촬영, 후반 작업 등 모두 큰 스크린 상영을 전제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극장이 최악의 기근을 맞았던 2021년에도 ‘모가디슈’를 OTT가 아닌 극장에서 선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테드 서랜도스와 나눈 대담에서 “창작물의 다양성을 넓혀준다”며 OTT 발전의 긍정적인 면을 언급하면서도 “다만 영화만큼은 휴대전화로 관람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