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그런데 이날 문동주는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의 구위를 100%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7㎞까지 나왔지만, 140㎞대에 머문 공도 적지 않았다. 5이닝 동안 삼진을 단 1개밖에 잡지 못했을 정도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7일 키움전에 앞서 이 같은 밸런스 난조의 이유를 설명했다. 최 감독은 “아직까지는 (문종주가) 고척돔 마운드 투구판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다. 어제는 투구 도중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그렇게 되면 팔도 늦게 나오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척돔은 국제경기 개최로 인해 단일 투구판을 쓴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의 다른 구장은 모두 2단 투구판을 사용한다. 고척돔 등판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는 분명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이 말한 2단 투구판은 마운드 속에 계단식으로 투구판이 하나 더 심어져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고척돔을 제외한 8개 구장은 모두 2단 투구판을 설치하는데, 밑에 심어져 있는 투구판이 투수들이 밟는 상층 투구판을 단단하게 지탱해준다.
최 감독은 “어제 (문)동주가 던지는 걸 보니 조금씩 미끄러지는 게 보이더라. 그래서 투수코치가 구속을 조금 줄이더라도 밸런스를 잃지 않게 던지라고 말해줬다”고 부연했다.
문동주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고척돔 3경기에서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ERA) 2.57을 기록 중이다. 성적은 좋았지만, 그 속에는 분명 남모를 고민도 숨어 있었다. 새로운 경험을 추가한 만큼,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지금의 새로운 과제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