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송정해수욕장 불법주정차와의 ‘전쟁’… 차량 뒤엉켜 말다툼 다반사

입력 2023-08-02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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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정해수욕장 2차선 도로에 불법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모습.

부산 송정해수욕장 2차선 도로에 불법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모습.

주민 “피서철만 되면 불법주정차로 ‘몸살’”
해운대구청 “관광객 유입 많아 단속 애로 많아”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면서 부산의 해수욕장들은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 보니 불법주차 문제로 인한 민원과 다툼은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해운대 송정해수욕장 인근은 매년 불법주차로 인한 도로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의 대표로 꼽히며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관할인 해운대구청은 “단속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라는 대답만 내놓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주정차 문제는 해수욕장 주변이 아닌 인근의 좁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서 자행되고 있고 심지어 가정집 대문 앞에 주차하는 얌체 운전자도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송정중앙로 인근에서 숙박업을 하는 A씨는 “원래 2차선 도로(송정역 인근)인데 양쪽 불법주차로 인해 일방통행로처럼 이용된 지 오래다. 그렇다 보니 관광버스는 들어오지도 못한다”면서 “저녁에는 튜닝차들이 과속하는 바람에 소음과 심각한 사고의 위험도 끊이지 않는다. 사고를 우려해 방지턱 설치 민원도 제기했지만 쉽게 수용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관할 해운대구청에 불편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온종일 제대로 된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는 공영주차장과 민간이 운영하는 유료주차장이 많은데 피서객들은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해수욕장 주변에 불법주차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주차로 도로가 꽉 막히다 보니 운전자들끼리 ‘차를 빼라, 못 뺀다’ 등의 고성은 물론이고 다툼과 싸움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주변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해운대구청 주차행정과 관계자는 “해수욕장 뒤쪽은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고 피서철 성수기다 보니 하루에 1~2회는 단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반이 갔다 오면 새로운 관광객이 유입되어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 단속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답했다.

‘CCTV 설치 단속은 왜 이뤄지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1년에 5대 설치 예정이었는데 현재 100곳(CCTV 설치)이 넘게 밀려있다. 우선순위로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하다 보니 해수욕장 주변 설치는 아직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송정해수욕장 일대 도로는 ‘불법주정차 중점단속구역’에 해당됨에도 단속 차량은 하루에 1~2번 올까 말까 한다. 그런 데다 단속카메라조차 없으니, 관광객들에게 불법주정차는 당연한 일일 것으로 인식되어져 있다”면서 “단속이 없는데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리 만무하다. 해수욕장 일대 불법주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인력 부족 등의 핑계로 단속 의지가 약한 구청이 문제(불법주차)를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불법 주차 차량이 남기는 것은 불편함과 위험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심 미관도 상당히 해친다. 정부와 부산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지하는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해운대의 도시미관을 상당히 해치는 불법주차 문제 등은 구청에서 실태를 직시하고 하루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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