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5회초 무실점으로 수비를 마친 LG 이정용이 포효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LG는 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 올 시즌 팀 최다인 6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후 1위 LG는 2위 SSG 랜더스와 격차를 4.5경기로 늘렸다. 올 시즌 개막 후 1위와 2위의 격차가 이 정도까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페넌트레이스 일정이 많이 남았지만 당분간은 LG가 큰 흔들림 없이 1위를 지킬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LG에게 2일 키움전 승리는 또 다른 큰 의미가 있었다. 선발투수 이정용이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정용은 불펜자원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6월말 보직을 변경했다. 선발전환 직후엔 사실상 오프너였다. 투구수를 늘려가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팀 사정상 2군이 아닌 1군에서 선발전환과정을 거쳤다. 이 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버텨낸 이정용은 2일 키움전에서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는 70개에 불과했고, 무4사구 경기를 해냈다. 안타 3개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완전한 선발로 거듭나고 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이정용이 기대에 부응하면서 LG는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트레이드 마감 직전에 키움에서 최원태를 영입한 LG는 아담 플럿코~케이시 켈리~최원태~임찬규까지 1~4선발을 구축해놓았다. 5선발 자리에 들어갈 후보들이 많다. 이정용을 필두로 2군에서 재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는 김윤식, 올 시즌 선발로 몇 차례 등판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지는 이지강, 2군서 순조롭게 공을 던지는 손주영까지 대기 중이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이었던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양에 비해 질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낸 LG의 선발진이 불과 한 달 만에 환골탈태했다. 당연히 염경엽 감독의 얼굴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LG가 올 시즌 줄곧 상위권 경쟁을 하면서도 장기 연승이 없었던 이유는 선발진이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어떤 팀을 만나도 선발싸움을 해볼만한 구성을 갖췄다. LG 주장 오지환은 선발진이 강해진 데 만족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에는 유독 스윕승과 스윕패가 자주 나온다. 우리 팀만 그런 게 아닌 것 같다. 2위와 격차가 다소 벌어졌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LG는 8월 한 달간 승패마진 +3을 목표로 설정했다. 선발진의 약점까지 지워가고 있는 LG가 목표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페넌트레이스 우승 레이스에서 독주를 이어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