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항 원장
실제로 개, 고양이 털이나 분비물, 피부 각질, 대변 및 소변 등에 의해 지속적인 알레르기 질환을 겪을 수 있다. 개와 고양이의 털, 타액, 배설물 등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항원으로 꼽힌다. 특히 털은 반려동물 몸에서 이탈한 후 6시간 정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 게다가 접착성마저 강해 벽, 소파, 침대 등에 달라붙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항원이 우리 몸에 침입하면 항체가 나타나 이를 제압하는데 해당 매커니즘을 항원항체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정상적인 항원항체반응이 일어날 경우 신체에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항원에 과민하게 반응할 경우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을 경험한다. 이를 알레르기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정 항원에 대한 과민 반응은 가족력 등 선천성에 의해 발생한다.
반려동물에 의한 항원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비염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이 코 점막에 닿아 발병하는 과도한 면역 반응이다. 발병 시 코막힘 및 과도한 콧물, 극심한 가려움, 재채기, 안구 충혈, 발열감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반려동물 항원에 의한 천식도 경계해야 한다. 천식이란 호흡을 할 때 발생하는 항원 자극으로 기관지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나타나는 만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발병 시 기관지염이 두드러지면서 부종,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천명음 등을 일으킨다. 아울러 기침,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도 동반하여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알레르기 질환을 단순 감기, 호흡기 질환으로 치부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만약 알레르기 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부비동염, 삼출성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된다면 가급적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사전 파악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알레르기 질환 여부를 파악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다항원검진검사(Multiple Allergen Screening Test, MAST)를 언급할 수 있다. 마스트 검사로 불리는데 진단 대상자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알레르기 유발 원인 107종에 대해 반응 여부를 살피는 원리다. 이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특정 진단하는 유니캡(UniCAP) 검사도 고려할 수 있다.
스타소아청소년과의원 최성항 원장은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회피요법을 꼽을 수 있는데 또 항원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며 “동물 항원이라면 반려동물 입양을 다시 한 번 숙고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특히 가족 구성원 동의 아래 모두 마스트 검사를 실시해 알레르기 질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