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트메이커’로 우뚝 선 염혜란 “저 지금 행복해요!” [인터뷰]

입력 2023-08-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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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혜란이 ‘마스크걸’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분량이 많아서 그런 것 뿐”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마스크걸’로 인생작 갱신한 염혜란
요즘 떠오르는 두 ‘만찢녀’(만화책을 찢고 나온 여자)가 있다. 배우 염혜란(47)과 이한별(31).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에서 각각 주인공 김모미와 김경자를 무서우리만치 현실적으로 연기하면서 원작이 된 동명 웹툰을 찢고 나왔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드라마는 두 사람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신인 이한별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권 2위에 오른 드라마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염혜란은 ‘더 글로리’에 이어 또다시 글로벌 히트에 성공하며 23년 연기 인생의 최정점을 만끽하고 있다.


●빌런 김경자로 분한 염혜란

진짜 주인공? 분량 많은 덕분
광기에 휩싸이는 과정 색달라


극중 염혜란이 연기한 김경자는 인터넷방송 BJ 김모미의 광적인 팬인 아들 주오남(안재홍)을 잃은 후 복수에 인생을 바친 엄마다. 신분 위조를 위해 성형수술을 감행하고, 김모미의 딸을 찾아내 위협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빌런’(악역)이자 엄마를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선 본 적이 없어요. 모성애를 다루는 방식도 전형적이지 않았고요. 자식뿐 아니라 온 세계를 편협한 시선으로 왜곡해 끝내 광기에 휩싸이는 김경자의 변화가 색달라서 기뻤죠. 이렇게 색다른 엄마 캐릭터가 드라마에 나올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드라마를 꽉 채우는 존재감 덕분에 시청자 사이에서는 “염혜란이 진짜 주인공”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그는 “그저 내가 가장 분량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김모미 역은 고현정 선배와 나나, 이한별 씨가 시기별로 나눠서 찍는데, 저는 2회부터 끝까지 나와요. 모든 캐릭터와 얽히는 인물이어서 더 즐거웠어요. 특히 고현정 선배가 보호대 하나 없이 몸을 불살라가며 육탄전을 찍으니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각자 따로 찍은 장면들이 하나로 합쳐진 드라마를 보면서 아주 짜릿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올해 3월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이어 최근 방송하는 tvN ‘경이로운 소문2’까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어엿한 ‘글로벌 흥행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주연의 책임감도 계속 커져가는 시기”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찍어놓은 드라마들이 연달아 방송하며 행복하고 풍성한 ‘수확기’를 보내고 있어요. 예전엔 주연 배우들을 보면서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조금씩 그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짐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해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관대하게 작품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배우가 되자고 수없이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최근에는 배우 류승룡, 진선규 등과 함께 코미디영화 ‘아마존 활명수’를 찍고 있다. 그는 “20 여 년 전 연극무대를 누비던 시절 ‘더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했던 결핍이 모두 충족되는,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자식 있는 엄마로서 아들을 떠나보낸 김경자를 연기하면서 고통스러웠어요. 그게 배우의 숙명이겠죠. 앞으로도 수많은 고통이 따를 거고요. 그럼에도 끊임없이 부딪힐 겁니다. 평생 연기할 거니까요. 그러니 이게 제 ‘정점’이라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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