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후라도는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으로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하고 있다. 마운드에 오른 전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8월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것을 제외하면 본인의 선발등판 차례에 늘 제 몫을 했다. 말 그대로 ‘계산이 서는’ 투수다. 8월까지 24경기에서 거둔 8승8패, 평균자책점(ERA) 2.84의 성적도 훌륭하다. 승리요건을 갖추고 교체된 6경기를 불펜의 방화로 놓치고도 늘 ‘팀 퍼스트’를 외친 프로의식 또한 돋보인다.
9월 첫 선발등판이었던 3일 고척 KT 위즈전에서도 빛났다. 6.2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7-0 승리를 이끌며 9승째를 따냈다. ERA도 2.73으로 더 낮췄고, 최근 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마크했다.
이로써 키움(51승3무70패)은 2위 KT(63승2무50패)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을 달렸다. 5~7일 수원에서 선두 LG 트윈스와 3연전을 앞둔 KT의 좋았던 흐름은 뚝 끊겼다.
2회초 황재균에게 내준 볼넷 하나를 제외하면 완벽한 투구였다. 최고구속 149㎞의 직구(28개)를 비롯해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개 구종을 절묘하게 섞어 KT 타선을 꽁꽁 묵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2일 전열에서 이탈했다. 후라도가 남은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이날 노히트 피칭을 이어가던 7회초 2사 후 벤치에서 교체 사인이 나왔을 때 묵묵히 받아들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기 후 그는 “오늘은 모든 구종을 다 섞어서 던진 게 주효했고, 제구도 잘됐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며 “남은 시즌도 선수들과 의기투합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