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고우석은 올 시즌 40경기에 등판해 3승7패13세이브, ERA 4.19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투수를 맡은 2019년 이후 최다 패전이다. ERA도 2020년의 4.10보다 더 나쁘다. 61경기에서 4승2패42세이브, ERA 1.48을 찍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고전하고 있음이 이처럼 수치로도 드러난다. 특히 6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9회말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0.2이닝 4실점)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다. 9월 4경기에서 2패1세이브, ERA 13.50이다.
올 시즌 고우석의 기복과 부진에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파가 적지 않다. WBC 야구대표팀에 선발돼 3월 일본 도쿄를 다녀왔다. 하지만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목에 담증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귀국 후 정밀검진에선 오른쪽 어깨 근육 중 하나인 극상근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시즌 개막을 맞지도 못했다. 5월에는 허리 통증으로 또 한번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6월 1군으로 돌아온 뒤 고우석의 몸 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다. 여전히 강력한 직구를 구사했다. 하지만 경기마다 기복을 드러내며 지난해 세이브 1위를 차지한 리그 대표 마무리투수다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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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염경엽 감독은 구위보다는 ‘볼 배합’에서 부진의 원인을 찾는다. 시속 150㎞대 초중반의 묵직한 직구를 더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고우석이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인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본다. 반면 본인은 ‘투구 밸런스’에 좀더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볼 배합보다는 스스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투구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고우석도 원래의 ‘언터처블’ 모드로 되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더욱이 29년 만에 찾아온 팀의 우승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다. 2위권과 격차를 제법 벌려놓은 덕분에 아직은 여유가 있다. 하지만 뒷문지기가 계속 흔들린다면, 시즌 막판 고생문이 열릴 수도 있다. 게다가 가을야구에서도 확고한 마무리투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 누구보다 강력한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의 부활은 LG에 그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