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이 같은 상황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은 엄청나게 커진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불펜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두산은 브랜든 와델(29)과 라울 알칸타라(31)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고민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이번 강행군에서도 둘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브랜든이 9일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8승(3패·평균자책점(ERA) 2.54)째를 챙긴 데 이어 10일 잠실 삼성과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알칸타라가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의 눈부신 호투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고 12승(6패)째를 따냈다. 삼성과 더블헤더 포함 4연전(9~11일)을 3승1패로 마친 두산은 시즌 전적 59승1무57패(6위)를 마크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한 번도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10일 경기를 포함해 26경기 12승6패, ERA 2.29, 142탈삼진 성적도 훌륭하고, 동료들을 직접 챙기고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등 경기 외적 측면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성적을 떠나 팀플레이와 훈련태도, 성실함 등 모든 면에서 외국인선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한 팀 일원이라는 느낌”이라며 알칸타라를 극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이 10일 잠실 삼성전을 8-2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외국인투수 알칸타라의 호투가 뒷받침된 가운데 양석환의 홈런과 강승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승리한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가을 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날 알칸타라의 책임감은 남달랐다. 직전 등판이던 4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4점을 내준 까닭에 팀의 3-4 패배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파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최고구속 154㎞ 직구(43개)와 스플리터(26개), 슬라이더(25개), 커브(3개) 등 황금비율로 조합한 여러 구종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에선 2회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낸 강승호(3타수 3안타 2타점)와 5회말 쐐기 3점홈런(19호)을 쳐낸 양석환(3타수 2안타 3타점), 호세 로하스(3타수 2안타 2타점) 등이 알칸타라의 도우미로 나섰다. 알칸타라는 “지금까지 선수들이 열심히 달려왔다.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서 꼭 가을야구를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