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대모’ 김순옥의 ‘7인의 탈출’…또 선 넘네

입력 2023-09-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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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이 고교생 이유비(위)가 학교에서 홀로 출산하고, 드라마 제작사 대표 황정음이 10대 딸의 목을 조르는 장면 등을 방송으로 내보내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SBS

10대 딸의 목 조르는 엄마, 교복 입고 학교에서 출산…

고교생 대상 폭행·원조교제 등 자극적인 소재
“드라마적 허용 넘어”…거센 비난 여론 휩싸여
‘막장 대모’로 꼽히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이 방송한지 단 2회 만에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드라마가 고교생 대상 폭행, 원조교제 등을 자극적으로 다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MBC ‘내딸, 금사월’, SBS ‘펜트하우스’ 등 김 작가의 전작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은 이력이 화제를 모으면서 점차 높아지는 표현 수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교복 입고 학교서 출산이라니 ‘충격’

드라마는 ‘가짜 뉴스’에 휩싸인 한 고교생의 실종과 연루된 7명 악인들의 이야기를 뼈대로 한다. 2회까지는 드라마 제작사 대표 황정음이 현금부자 이덕화를 사업에 끌어들이기 위해 그의 손녀이자 자신이 버린 친딸 정라엘을 데려오는 과정이 그려졌다. 정라엘이 동급생인 아이돌 지망생 이유비로 인해 원조교제 누명을 쓰는 모습도 담겼다.

특히 황정음이 반항하는 정라엘의 목을 조르고, 그를 밀쳐 어항에 부딪치게 하는 장면 경우 아동학대를 연상시킨다며 시청자의 질타를 받았다. 고교생 이유비가 원조교제 후 임신을 했다는 설정, 그가 미술실에서 허벅지에 피 칠갑을 한 채 홀로 출산하는 장면 등도 방송에 부적합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는 21일 오전까지 17건의 항의성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드라마적 허용치 넘어섰다”


출생의 비밀, 불륜 등을 소재로 삼아온 김 작가의 전작들은 이미 방심위에 여러 차례 회부된 전력이 있다. ‘내 딸 금사월’은 한 엄마가 자녀들 앞에서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장면 등이 ‘방송심의에 의한 규정’ 제25조(윤리성) 등을 위반했다며 2015년 11월 ‘주의’, 2016년 1월에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뒤이어 SBS ‘황후의 품격’은 임산부를 성폭행하는 상황을 방송 2019년 4월 경고보다 높은 ‘관계자에 대한 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다. ‘펜트하우스’에는 지나친 폭력 묘사를 이유로 2021년 9월 ‘주의’가 내려졌다.

해당 조치 모두 법정제재로, 방송사가 3년 마다 받는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 사유로 작용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7인의 탈출’도 폭행, 살인교사 등 주인공들의 각종 악행이 그려질 것으로 보이면서 방심위의 제재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방송가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도를 넘은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점이 드라마적 허용을 넘어섰다”면서 “권선징악 결말로 향하는 과정의 일부라 해도 극단적인 설정이 시청자를 납득시키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지나친 폭력 묘사 등이 시청자의 도덕 불감증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표시했다.

김 작가의 막장드라마에 열광했던 일부 팬덤도 ‘7인의 탈출’에 대해선 “지나치다”는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시청률은 전작 ‘펜트하우스’ 시즌1 1, 2회(9%·닐슨코리아)보다 낮은 6%대에 머물러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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