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리그 퀸컵(K-WIN CUP)’이 14일부터 이틀간 제천축구센터에서 열렸다. 2010년 처음 시작된 대회는 여성 아마추어 축구 활성화와 여자축구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회 시작 전 25개팀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천 |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올해는 K리그 25개 전구단이 협력했다. K리그1과 K리그2의 모든 팀이 각 지역사회와 연계해 여자축구팀을 꾸려 대회에 나섰다. K리그와 연계는 지난해 처음 시도됐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전구단이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14일에는 총 5개 팀 5개조로 나눠 풀리그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다. 치열했던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끝난 뒤에는 레크리에이션이 진행돼 선수들간 교류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15일에는 결선 토너먼트가 펼쳐졌다. 결승전에선 수원 삼성이 대전하나시티즌을 3-0으로 제압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아마추어 여자대회로는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선수들이 마음껏 실력을 겨루는 소중한 기회였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수원 이세빈 씨는 “대회 규모가 이렇게까지 클 줄 몰랐다. 축구를 즐기는 전국 여성들이 뛸 수 있는 이런 대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열정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김천 상무는 다른 팀들과 달리 30~40대 주부로 이뤄졌다. 김천 김채원 씨는 “육아를 하느라 훈련시간을 맞추는 데 힘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팀원 모두가 축구를 향한 열정 하나로 시간을 쪼개 늦은 밤까지 연습했다”고 밝혔다.
퀸컵의 성공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K리그 구단들의 전폭적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각 팀의 훈련 지원금을 포함해 이동, 숙식 등 모든 비용은 연맹이 부담했다. 또 K리그 구단들이 직접 나서 지역사회 선수들을 모집했고, 구단의 프로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지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퀸컵은 단순한 대회 이상으로 여자생활축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퀸컵을 통해 축구가 지역사회와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 여자축구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K리그 발전의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는 “K리그 경기장은 남자만 오는 게 아니다. 퀸컵을 통해 여성들이 K리그 구단들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진다면 K리그 관중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 |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