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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워낙 컸던 까닭에 올 시즌 선수들은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출발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굴곡이 심했다. 6월까지 월간 승률 6할 이상을 꾸준히 찍었다. 후반기부터 급격히 하향세를 탔다. 7월부터 월간 승률은 계속 5할을 밑돌았고, 9월 승률은 0.286(10위)에 불과했다. 세이브왕 서진용을 비롯해 선발 몫까지 잘 메우던 불펜이 결국은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불혹을 넘긴 추신수, 김강민과 30대 중·후반의 노경은, 고효준, 김광현, 최정 등 핵심 전력을 넘어서는 선수는 최지훈, 박성한 이후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한유섬, 박종훈, 문승원 등 비(非)프리에이전트(FA) 계약 선수는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7월 퓨처스(2군)팀 선수단 안에서 집단가혹행위가 일어나 촉망받는 투수 이원준이 방출되는 등 야구 외적 요인마저 SSG를 힘들게 했다.
그래도 정규시즌 막판에는 ‘가을 DNA’가 돋보였다. SSG는 10월 반등해 월간 승률 1위(0.833)에 오르며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와 3위 싸움에서 승리했다. 최지훈, 박성한이 대표팀에 선발돼 위기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는데도 꿋꿋하게 이겨냈다. SSG는 기세를 이어가고 싶어 했다. 그러나 25일 NC와 준PO 3차전에서 6-7로 져 끝내 인천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KS의 좋은 기억만 갖고 있었지만, 올가을 감독으로서 처음 패배의 쓴맛을 봤다”며 “마무리캠프부터 다시 잘 준비해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