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은 15일까지 리그 2위(승점 19·6승2패)에 올라 선두 우리카드(승점 20·7승1패)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석과 미들블로커(센터) 김민재가 각각 허리와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이들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적재적소에 메운 덕분이다.
정지석의 자리에 들어간 정한용이 올 시즌 ‘히트 상품’으로 거듭났다. 1라운드 6경기에서 득점 리그 7위(105득점)와 공격성공률 리그 2위(60.69%)를 마크하며 ‘정지석의 대체자’를 넘어 어엿한 주전으로 거듭났다. 10일 KB손해보험전(3-1 승)에서는 22득점(서브 6점·블로킹 3점·후위 공격 4점)과 함께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며 물 오른 기량을 뽐냈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V리그에서 대한항공이 국내선수 위주로 시즌을 치르는 점도 눈길을 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의 디테일한 선수기용으로 외국인선수와 국내선수 간 기량 차를 좁히며 뎁스를 강화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링컨(호주)의 기량이 출중하나 상황과 상대에 맞춰 이준과 임동혁을 고루 기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간다.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에스페호(필리핀)도 주전경쟁에서 예외가 아니다. 타팀들이 외국인선수들의 공격에 의존해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배구엔 정답이 없다. 외국인선수들의 점유율이 낮은 건 우리만의 스타일이다. 특정 선수를 향한 의존도가 줄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금 순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궁극적 목표인 통합 4연패만 바라보고 있다. 정지석의 복귀를 기다리면서도 수비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리시브 전문 오은렬-디그 전문 정성민’ 형태의 더블 리베로 기용 외에도 팀의 서브 공격 시 이어지는 수비 대처 등을 보완할 계획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지석의 부상은) 시즌을 치르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다. 인내심을 갖고 복귀를 기다리면서 다른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