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최이샘. 스포츠동아DB
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팀을 이끄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고민은 깊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개막전에서 유승희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나윤정까지 어깨 부상을 입어 깁스를 했다. 위 감독은 “선수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있는 것 없는 것을 모두 짜내 경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 감독의 총력전은 15일 KB스타즈전에서 곧바로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주포 김단비와 박지현이 아니었기에 위 감독에게는 승리의 의미가 더 컸다. 4쿼터 막판 역전 위닝샷을 넣은 이명관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몰렸지만, 공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건 단연 최이샘(29·182㎝)이었다.
최이샘은 이날 3점슛만 5개를 성공시키며 무려 23점을 몰아넣었다.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수비에서도 최이샘의 활약이 빛났다. 9리바운드로 이날 출전한 우리은행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블록슛 3개까지 추가해 KB스타즈의 공격 흐름을 중요한 순간마다 끊어냈다.
팀 내 부상자 속출로 부여받은 역할이 많아졌지만, 최이샘은 그 동안에 숨겨져 있던 장점을 활용해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장신을 이용한 골밑 수비,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활발한 움직임, 긴 슛 거리 등의 장점이 15일 KB스타즈전에선 압축돼 쏟아져 나왔다.
다양한 공수 옵션을 통해 팀 내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최이샘. 부상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지금의 폼만 계속 유지해준다면, 위 감독의 고민은 당초 예상보다 일찍 해결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