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통해 또 한번 국제경쟁력 입증한 삼성 원태인

입력 2023-11-19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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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3)은 누구보다 바쁘게 2023년을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면서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0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2023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3개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기량을 인정받은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원태인은 신인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첫해(2019년)부터 100이닝 이상(112이닝)을 던지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20년 140이닝을 소화한 뒤 최근 3시즌 동안은 잇달아 규정이닝을 채웠다.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등판해 7승(7패)에 머물렀지만, 17차례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평균자책점(ERA) 3.24(7위)로 견고한 피칭을 했다. 내용 면에선 ERA 3.92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나았다는 분석이다.

2021년 개최된 2020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굵직한 국제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큰 부상 없이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과 WBC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2경기 10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고 병역 혜택을 받았다.

끝이 아니었다. 18일 대만과 APBC 예선 3차전에 선발등판해서는 5이닝 3안타 1홈런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국의 6-1 완승을 이끌었다. 2017년 초대 APBC에 이은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이끈 값진 역투였다. 결승행 티켓이 걸린 빅매치임에도 불구하고 위축되지 않는 특유의 배짱이 돋보였다.

대표팀은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양현종(35·KIA 타이거즈)의 후계자를 찾는 작업에 한창이다. 기대를 모았던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최근 잦은 부상으로 흐름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원태인의 국제대회 활약은 더없이 반갑다. 리그와 국제대회를 가리지 않는 꾸준한 활약,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병역 혜택까지 받은 점 등은 원태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크다. 본인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슬라이더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직구-체인지업 위주의 투구에서 벗어난 것도 발전의 증거다. 지금은 평균구속 145㎞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개 구종을 골고루 던지며 타자와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본인의 욕심대로 변화구의 완급조절능력까지 갖추면 더할 나위가 없다. 국제대회에서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젊은 투수의 등장은 한국야구의 경사임에 틀림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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