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도시숲 돌봄에 솔선한 하나님의 교회 ‘귀감’

입력 2023-11-20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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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금강수리교 일대 정화활동에 80여 명이 참여해 낙엽과 쓰레기를 수거했다.(위), 수원 장안구 송죽공원 일대 낙엽 수거 및 정화활동에 70여 명이 함께했다. 사진제공 |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건강하고 아름다운 환경 조성하며 이웃과 사회의 행복 증진
대기오염 완화, 각종 재난 대비, 여름철 도시 열섬현상 완화 등 다방면에서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도시숲’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만큼 도시숲 조성과 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수원 일대 공원들을 정화하며 도시숲 돌봄에 나선 단체가 있다. 20년 넘게 환경보호활동에 솔선해온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다. 이날 수원 일대 하나님의 교회 신자와 가족, 이웃 등 700명가량이 휴일을 맞아 동참했다. 이들은 권선구 매화공원과 물빛찬공원, 어울림공원, 세류공원 등과 거리 일대에서 수북이 쌓인 낙엽을 수거하고 곳곳을 정화했다. 장안구 송죽공원,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등지에서도 활동이 이뤄졌다. 금곡동, 송죽동, 입북동, 원천동 등 각지 주민센터에서는 이들의 봉사를 반기며 쓰레기봉투와 빗자루, 낙엽 수거용 포대 등을 지원했다.

가족 참가자를 포함해 150명이 수원 권선구 세류공원 낙엽 수거와 정화활동에 참여했다.(위), 수원 권선구 입북동 일대 낙엽 수거와 청결한 거리 만들기에 어른은 물론 아이도 고사리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형형색색 단풍들이 낙엽이 되어 거리에 나뒹굴면 가을 낭만도 잠시, 각종 위험을 유발한다. 겹겹이 쌓인 낙엽은 보행자의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거나 도로변과 거리의 빗물 배수구(빗물받이)를 막아 폭우 시 도로 침수의 원인이 된다. 건조한 날씨에는 산불 발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수원호매실 하나님의 교회’ 손형한 목사는 “도시숲은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동시에 쾌적한 쉼터로서 가족과 이웃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되어준다”며 “도시숲이 잘 보존되고 거리가 깨끗하게 정화되길 바라며 지역과 국가 나아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작은 손길이나마 보태고자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나왔다”고 취지를 밝혔다.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이 수원 권선구 매화공원, 물빛찬공원, 어울림공원 등을 정화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위), 수원 KT 소닉 아레나붐 주변에서 낙엽을 수거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제공 |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이날 권선구 일대 공원 정화활동에만도 350명가량이 참여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봉사자들의 밝은 얼굴은 보는 이들조차 훈훈하게 했다. 직장인, 대학생, 청소년, 주부 등 참가자들이 마대와 싸리빗자루, 갈퀴 등을 들고 거리에 쌓인 낙엽뿐 아니라 빗물 배수구를 막은 낙엽까지 꼼꼼히 수거했다. 담배꽁초, 폐종이 등 크고 작은 생활쓰레기도 꼼꼼히 주워 담는 정성 어린 손길에 공원 곳곳이 깨끗해졌다. 청년들은 ‘낙엽 모아 깨끗한 지구 만들어요’ ‘No Nature No Future’ 등 다양한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환경보호캠페인도 펼쳤다.

이틀 전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부모님과 함께 봉사하러 왔다는 박혜솔(19) 양은 “그간 수능 준비하느라 봉사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엄마 차정실(49) 씨는 “수능 끝나고 친구들은 여기저기 놀러 가는데 엄마 아빠와 함께 봉사하겠다고 하니 고마웠다”며 “좋은 추억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왔다는 직장인 김용환(47) 씨는 다량의 낙엽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 전동송풍기까지 준비해왔다. “정화활동 같은 작은 실천 하나에서 지구환경을 지키는 것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되어 기쁘다”며 “깨끗해진 공원에서 아내와 산책도 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수원 권선구 매화공원, 물빛찬공원, 어울림공원 등 정화에 나선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위), 수원 권선구 일대 공원 정화에 나선 한 가족이 즐겁게 낙엽을 주워 담고 있다. 사진제공 |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현장에는 지역 관계자들도 자리해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한규택 국민의힘 수원시을 당협위원장은 “이 지역에 도시 조경이 잘돼 있어 나무가 많다 보니 낙엽도 많이 쌓인다. 이렇게 꼭 필요한 때 하나님의 교회가 봉사활동으로 사회에 공헌해주신다”고 인사했다. 박현수 수원시의원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봉사해주고 환경미화원들의 어려움도 도와주어 감사하다”고 축전을 보냈다. 이번 활동을 지켜본 한 공원 관계자는 “며칠 동안 계속 쓸고 담아도 낙엽이 너무 많이 나온다. 커다란 자루 8개 분량의 낙엽을 정리하려면 6시간 이상 걸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너무 고맙다”고 거듭 인사했다.

수원 권선구 일대 공원 낙엽을 청소하고 있는 하나님의 교회 사람들. 청년들이 직접 만들어온 환경보호 피켓도 눈에 띈다.(위), 이웃과 사회를 위한 낙엽 청소에 나선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 덕분에 공원 곳곳이 깨끗해졌다. 사진제공 |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지역사회를 위한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의 나눔과 봉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수원을 비롯한 전국 약 160개 지역에서 토사와 나뭇잎, 담배꽁초 등이 켜켜이 쌓인 빗물받이를 깨끗이 청소하며 침수 대비에 기여했다. 명절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생필품, 식료품 등을 지원하며 온정을 전하는 한편, 교회가 위치한 곳곳에서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는 일에도 힘썼다. 대규모 헌혈행사를 진행해 혈액 부족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이웃들의 삶에 용기와 희망을 안겨줬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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