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고등학교 여자 농구 경기에서 나온 비현실적인 점수다.
USA 투데이의 2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더치 포크 고등학교 여자 농구팀은 전날 라마 고등학교를 상대로 엄청난 대승을 거뒀다.
승리한 더치 포크 고교의 여자 농구팀 감독 캔디스 부시는 점수 차가 더 클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점수판이 안 좋게 보인다는 걸 안다”면서 “우리 선수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부시 감독은 라마 고교가 소규모 학교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래서 대회(She Got Next tournament) 주최 측에 더치 포크를 대진표 다른 곳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부시 감독은 대회 관계자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 했고,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부시 감독은 라마 선수들이 경기 내내 5~6개의 슛 밖에 던지지 못 했으며 몇 번은 라마 선수들이 우리 팀 선수에게 그냥 공을 넘겨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 상황이 벌어질 줄 미리 알았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후보들을 내보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시 감독에 따르면 2쿼터부터 수비를 지역방어로 바꿨다. 공격 빈도를 줄여 점수를 덜 올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라마 고교 선수들이 자기 팀 선수들을 압박했고, 더치포크 ‘실버 폭스’는 계속 슛을 시도해 성공시키며 점수판의 숫자를 높였다.
경기 종료 2분 30초를 남기고 스코어는 95-0이 됐다. 선수들은 100점을 넘기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부시 감독은 선수들에게 탑(골대 정면 3점 슛 라인 부근) 지역에서 그냥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 경기의 점수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후 현지에서는 고등학교 스포츠에서 스포츠맨십과 경쟁의 균형에 관한 논쟁이 불거졌다.
일각에선 이러한 불균형한 점수가 윤리적 딜레마를 야기한다며 경쟁적 환경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쪽에선 이러한 압도적인 승리를 방지하고 보다 균형 잡히고 품위 있는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을 새롭게 마련하는 게 옳은 지 의문을 제기하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